▲ 생명보험협회에 등록된 '2018년 보험회사 전속 설계사 수'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보험회사의 전속 보험설계사가 줄어들고 있다.

2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보험사 전속 보험설계사는 올해 1월 10만5892명에서 지난 7월 10만2265명으로 3627명이 줄었다. 지난 2월 10만4931명, 3월 10만4854명, 4월 10만4014명, 5월 10만3211명, 6월 10만2938명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교보생명의 경우 지난 1월 1만7226명이던 전속 설계사가 지난 7월 1만6681명으로 545명의 가장 많은 설계사가 회사를 떠났다.

그 다음으로는 한화생명의 전속 설계사 415명이 회사를 떠나며 교보생명의 뒤를 이었다. 한화생명의 전속 설계사는 지난 1월 1만8633명이었으나 7월 1만8218명으로 줄었다.

삼성생명은 1월 2만5537명이던 전속 설계사가 7월 2만5145명으로 줄어들며 총 392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일명 '생명보험사 빅3'의 순위가 삼성, 한화, 교보 순으로 설계사 수도 삼성, 한화, 교보 순으로 많았다면 전속 설계사의 이탈률은 반대로 교보, 한화, 삼성 순으로 나타났다.

빅3 외에는 신한생명의 전속 설계사가 가장 많이 떠났으며 지난 1월 대비 7월 336명이 떠나며 6990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라이프생명의 전속 설계사 258명이 회사를 떠나며 715명만을 남겨뒀다. KDB생명은 231명의 이탈로 2346명, DB생명은 207명의 이탈로 1618명, 처브라이프생명은 177명의 이탈로 543명, AIA생명은 134명의 이탈로 1587명, 흥국생명은 131명의 이탈로 1853명의 설계사가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하나의 보험회사에 소속돼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전속 보험설계사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연하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가 줄어드는 이유에는 온라인 채널 강화, 독립법인보험대리점(GA)으로의 이동, 새로운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따른 보험사의 어려움, 설계사의 고연령화, 줄어든 신입 보험 설계사 등이 꼽히고 있다.

보험사의 온라인 채널 강화는 설계사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라이벌 채널이다. 젊은 층을 시작으로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함이 매력인 온라인 채널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 대면 채널이 가져오는 부담스런 절차가 생략되고 설계사 등에 따른 사업비가 줄어들며 보험료가 줄어드는 등 고객에게 유리한 조건이 많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설계사에게 드는 비용 등이 줄어드는 등 유리하다.

또 다른 전속 설계사의 이탈 이유에는 GA로의 이동이 꼽힌다. 전속 설계사에 비해 상품을 판매할 때마다 받는 수수료가 많다는 이유로 GA로 향하는 설계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설계사들의 GA 이동이 많아짐과 함께 전속 설계사의 판매 실적이 GA설계사의 판매 실적을 크게 따라가지 못 하자 일부 보험사들은 자사형 GA설립을 시도하기도 했다.

보험대리점협회에 등록된 실제 독립법인보험대리점의 설계사 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략 12만4000명가량이었으나 올해 6월 말 기준 12만6700여명으로 3000명 가까이 늘었다. 이는 한 달을 기준으로 평균을 낸 수치다. 현재 GA설계사의 정확한 수는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험대리점협회 관계자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설계사가 들어왔다가 나가는 상황"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위·해촉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략적인 수치만 들여다보면 줄어든 전속 설계사의 대부분이 GA로 이동한 것으로 짐작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GA로 이동한 일부 설계사들의 경우는 수수료에 눈이 멀어 불완전판매를 일삼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 고객의 계약을 자신에게 유리한 계약으로 바꿔 새로 계약하도록 하는 '승환계약'을 유도하는 사례도 있다.

아울러 오는 2021년 시행하게 될 IFRS17도 전속 설계사의 이탈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 도입에 따라 보험사들은 부채의 평가를 시가로 하게 되는 등의 이유로 자본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어려워진 상황에 따라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 전속 설계사들을 감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새로 유입되는 보험설계사가 예전에 비해 너무 없는 상황"이라며 "이미 활동 중인 설계사들의 고령화가 심각하고 이로 인해 일은 관두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보험업계의 어려운 영업 환경 요인이 많자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들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면 채널의 경우 GA의 영업력이 큰 만큼 보험사의 전속 설계사들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제 시작일뿐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