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한국은행의 2급이상(공무원 4급 기준) 고위 임직원이 퇴직 후 금융계·대기업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받고 재취업한 공직자는 최근 5년 동안 2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한국은행의 2급이상 임직원 퇴직자의 재취업 심사현황'을 보면,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총 25건을 심사해 100% 재취업 결정이 내려졌다.

한국은행 출신 2급이상 임직원 25명의 퇴직자가 재취업한 곳은 올해 서울외국환중개, 대한상공회의소, (사)국제금융센터, 태창철강(주) 등 4곳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자금중개, 하나SK카드, 전국은행연합회 등이며 2016년은 KB생명보험, 교학사(사원), 금융결제원, 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 등에 취업했다.

최근 5년간 퇴직 후 재취업한 퇴직 직원 현황. 출처=심재철 의원실

2015년에는 한국금융연수원, 한국화재보험협회, 삼성자산운용, 농협은행, 대원강업, 금융결제원 등에 재취업했다.

한국은행 2급이상 퇴직임직원(공무원 4급 상당)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전 5년간 일했던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곳에 3년간 취업할 수 없다. 이런 곳에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심사를 통해서 취업가능·승인결정을 받아야 한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취업해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25명의 임직원이 모두 재취업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나 취업심사 제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 의원은 "공직자들이 퇴직하고 민간으로 나가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은 좋지만 재취업을 염두하고 업무를 본다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국은행 출신자가 금융권이나 대기업에 재취업 하는 경우 심사를 강화하는 등 공직자 재취업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