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정부는 여성의 스타트업 창업을 돕기 위한 몇 가지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출처= The Hans Indi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인도에는 여성이 설립한 스타트업이 거의 없다.

그러나 인도 정부와 기술 산업이 그런 환경을 바꾸고 그 과정에서 수 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인도의 기술 산업 단체인 나스콤(Nasscom)에 따르면, 인도의 기업가 중 여성은 8%에서 10%에 불과하다. 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비상장 기업의 39%가 여성으로 조사된 것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나스콤의 산업 계획 담당 부사장 KS 비슈와단은 지난 주 인도 뉴 델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3~4년 내에 기술 주도의 여성 기업가의 수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컨퍼런스는 여성 기업가 정신을 장려하기 위해 페이스북이 주관한 행사다.

인도에서 페이스북 플랫폼 파트너십을 맡고 있는 사타야지트 싱은 "인도에서 여성들이 기술 산업에 진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싱은 지난 해부터 인도 전역 24개 도시에서 170명이 넘는 여성 기업가를 대상으로, 만남과 멘토십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페이스북이 의뢰한 한 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여성 5명 중 4명은 기업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인도가 여성들의 잠재력을 이용하지 못함으로써 수 백만 개의 사업과 일자리 기회를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의 실리콘 밸리 경쟁사인 구글도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는 인도 여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컴퓨터용 그래픽 처리 장치와 멀티미디어 장치를 개발, 제조하는 회사인 엔비디아도 인도 취약 계층인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도의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 분야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도 그 중 하나다. 특히 FAT(Feminist Approach to Technology)은 전문 기술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량을 습득할 수 있도록 불우한 젊은 여성들에게 컴퓨터, 사진 및 영화 제작 교육을 제공한다.

빈민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 갸노다야 재단도 농촌과 도시 슬럼가의 소녀와 젊은 여성 1200여 명에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 및 모바일 기술 교육은 물론 리더십과 기업가적 기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을 지원해 주고 있다.

▲ 올해 초 매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가 만연한 성불평등을 탈피한다면,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경제에 7700억 달러의 가치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The Better India

나스콤의 비슈와단 부사장은 기술 경력을 쌓기 위한 나스콤의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한 인도 여성의 수는 5000 명이 넘는다고 말한다. 인도 정부는 여성의 스타트업 창업을 돕기 위한 몇 가지 프로그램도 출범시켰다.

그 중 하나인 헬퍼포유(Helper4U) 프로그램을 만든 미나카시 굽타 제인은 "지금이 여성 기업가가 되기 위한 매우 좋은 시기"라며 “사업을 시작하려는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많다"고 덧붙였다.

제인은 2014년에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는 것을 돕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헬퍼포유를 설립했다. 그녀는 미니 MBA 프로그램 등, 여성 기업가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데 정부 지원을 받았다.

그녀는 “그런 지원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페이스북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인도의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 중 여성이 창업한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은 2%에 불과했다.

인도는 또 세계에서 여성 고용률이 가장 낮은 나라다. 세계은행이 최근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15 세 이상의 인도 여성 중 27%만이 일자리를 갖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직업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매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가 만연한 성불평등을 탈피한다면,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경제에 7700억 달러의 가치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도 지난 해 인도를 방문했을 때 인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더 많은 여성이 경제 인구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스타임스는 최근 방갈로르를 기반으로 한 AI 전문 스타트업 제스트머니(ZestMoney)가 인공지능 플랫폼 포토그랩AI(PhotographAI)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제스트머니는 지난 2015년 영국, 미국, 인도 국적의 창업자 3명이 만든 회사인데, 특히 영국 출신 여성 리찌 채프만은 핀테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로, 그녀의 성공과 대내외적인 메시지는 인도 여성에게도 많은 용기를 전해주고 있다고 이코노믹스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