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새로운 회계기준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면서 저비용항공사(LCC)가 비상이 걸렸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IFRS 16’은 금융리스부터 운용리스까지 부채에 포함한다.

수천억 원이라는 거액의 항공기를 리스 운용하는 항공사는 부채율이 크게 오르기 마련이다. 국내 LCC는 모든 항공기가 운용리스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재무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 국내 LCC 항공기 소유 형태. 자료=각 사 취합, 한국기업평가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는 모두 129기의 항공기를 리스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제주항공은 34기, 진에어 27기, 티웨이항공은 20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에어부산은 23기, 이스타항공은 19기, 에어서울은 6기다.

항공업계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항공기를 리스해 운용하고 있다. 직접 구매하는 데 따른 사후 관리 비용 절감 등의 효과도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IFRS 16이 적용되면 비용으로 처리했던 리스료를 부채로 잡아야 하는 한다. 그동안 부외항목으로 드러나지 않던 항공기 임차료가 재무부담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 주요 LCC 차입금 의존도 변화 추정. 자료=한국기업평가
▲ 주요 LCC 부채비율 변화 추정. 자료=한국기업평가

한국기업평가가 변경회계기준에 입각한 차입금의존도 변화(추정)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지난해 말 기준 7%에서 27%포인트 증가한 34%로 늘어난다. 진에어는 9%에서 42%로, 에어부산과 티웨이 항공은 각각 43%, 53%까지 늘어난다.

부채비율은 제주항공이 142%에서 241%로 99%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진에어는 115%에서 239%로, 에어부산은 120%에서 289%, 티웨이항공은 518%에서 695%포인트 증가한 1213%로 추산됐다.

한기평의 추정은 실제 회계기준 반영 시 각 사별 세부 회계처리에 따라 수치가 다를 수 있다. 또 수급요인이나 환율, 금리 등과 같은 외생변수를 포함한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에 따라 실제 결과치와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확대는 예고된 일이다. 부채비율 확대는 기업의 자금 조달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항공업계가 올해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김종훈 한기평 평가3실 선임연구위원은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재무수치의 변화는 기업 재무역량의 실질적인 변화는 아니다”라면서 “다만 금융기관에서 기업의 건전성 평가지표로 활용되는 회계상 재무비율의 변화는 각 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항공기 임차료와 장래 운용리스 등이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되면 항공사의 실질적인 재무 부담과 상환능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 LCC 항공기 투자 계획. 자료=각 사 취합, 한기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