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2일 박근혜 정부의 압박으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날 박근혜 정부 시절 안종범 전 경제수석 수첩에 한국은행과 금리 관련 내용 등이 적힌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월 24일 안 전 수석 수첩에 '성장율 저하, 재정역할, 금리인하, 한국은행 총재'라고 언급된 후 한국은행은 6월 11일 0.25% 금리를 인하했다.

2015년 5월 24일자 안종범 전 경제수석 수첩. 출처=박영선 의원실

박 의원은 "새누리당이 2016년 3월 총선울 앞두고 공약으로 내건 '한국판 양적완화'를 위해 안 전 수석 수첩에 2016년 4월 27일 '구조조정 원칙과 방향, 양적완화', 4월 29일 '한은총재', 4월 30일 '한은'이라고 언급돼 있으며 이후 40여일 뒤인 2016년 6월 9일 한국은행은 1.50%에서 1.25%로 또 금리를 인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안 전 수석 수첩 뿐만 아니라 김영한 전 민정수석 수첩에서도 2014년 8월 14일 '금리인하 0.25%, 한은은 독립성에만 집착'이라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며 "한국은행은 이날 금리인하 이후 2015년 6월까지 불과 10개월 사이 4차례에 걸쳐 2.25%에서 1.50%로 급격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의원은 "2014년 7월 10일과 7월 15일 안종범 수첩에 'LTV-DTI, 가계부채' 등이 언급됐다"며 "다음달인 2014년 8월 담보인정비율(LTV)는 전 지역에 70%까지 모든 금융권에 풀어주고 총부채상환비율(DTI)는 모든 금융기관에 수도권 60%까지 풀어주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시행해 부동산시장의 인위적 부양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박 정권은 경제성장률을 인위적으로 올리기 위해 금리인하를 한국은행에게 끊임없이 압박했고, 한국은행은 이러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금리를 인하해 준 것으로 보인다"며 "최경환 부총리 당시 인위적인 금리인하로 인해 한국경제는 구조조정도 실기하고, 좀비기업을 양산하게 됐으며 이는 정책범죄"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열린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정부 압박을 받아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