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1인 기업이 일하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공간은 기업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처음 만난 상대가 이렇게 물어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디서 오셨나요?’라는 질문에 만약 당신이 ‘저는 일정하게 거주하는 집이 없는 사람입니다’라고 했다면 상대는 당신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그만큼 사람이든 기업이든 장소는 중요하게 작동한다. 또 공식적인 서류 절차를 통해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필수 조건 중 하나가 일하는 주소의 등록이다. 개인의 주민등록증에 주소가 없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모든 기업은 일하는 공간을 등록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어떤 직종이든 일하는 공간은 일의 효율성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그렇다면 1인 기업의 일하는 공간은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도 되는 것일까? 첫 번째는 초기 사업의 시작이라면 당연히 공간에 대한 비용을 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초기 기업이 공간의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청난 절약이다. 특히 직원들의 각기 다른 성별, 취향, 요구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나만의 일하기 공간을 구축한다는 것은 진정 자유로워지는 길이기도 하다. 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이 당신의 일하는 공간을 혐오하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공간의 구축도 가능하다. 벽에 너바나의 포스터가 붙어있을 수도 있고, 그래피티가 가득해도 좋다.

필자의 경우를 들어보자, 우선 필자는 종로에 있는 대규모 단지의 오래된 아파트를 구입했다. 이곳은 주거용으로도 적당했고, 방 하나를 사무실로 구축할 수 있었다. 이전에 팀원들과 함께 쓰던 일하기 공간에서 필자만의 공간은 책상 하나였지만, 이제는 방 전체가 오롯이 필자의 일하기 공간이다. ㄱ자 형태의 두 벽면을 꽉 채운 긴 책상은 일하면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에 적절하다. 요즘에는 가능하면 e-book으로 책을 구매하지만 해외서적이나 곱씹고 싶은 책은 종이에 인쇄된 책을 구입하기에 좋은 목재로 만든 책장을 설치했다. 데스크탑은 없고 기동성이 좋은 노트북과 듀얼모니터로 쓸 대형 TV를 사용해서 2개의 화면을 사용한다. 일하면서 자료를 읽고, 사업계획서에 넣을 그래픽을 그릴 수 있는 대형화면이 편리하다. 가장 좋은 것 중에 하나는 누군가의 눈치 볼 필요 없이 일하면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PS4 위닝일레븐(축구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와는 달리 주거 공간을 개조해서 사용하기는 곤란한 1인 기업은 어떻게 초기에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참고자료1_필자(1인 기업가)가 일하는 공간

필자와는 달리 집 안에 사무실을 구축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서울 시내에 근접성이 좋은 코워킹 스페이스를 공유한다. 물론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사람들은 WEWORK(위워크)와 같은 유료시설을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아직은 매달 지불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추천하는 두 공간이다. 한 곳은 디자인 계열 종사자들에게만 열려있는 채널이다.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위치한 CREA(크레아)다. 단돈 3만원에 월이 아닌, 연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스타 건축가 자하하디드가 설계한 유선형의 우주선과 같은 공간을 이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놀랍다. 다양한 디자인 관련 행사와 마켓이 진행되고 이 소식 또한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다. 단점은 이러한 행사가 많아져서 이용에 종종 제약을 받는 날이 있다.

*참고자료2_DDP에 위치한 CREA

두 번째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다. 심지어 무료다. 위치는 서울 시립미술관과 가깝다. 다양한 컬처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월드컬처오픈코리아에서 자신들의 사무공간을 코워킹 스페이스로 공유하고 있다. 1인만을 위한 컨테이너 사무실이 설치되어 있어 주변의 방해 없이 몰입할 수 있는 구조다. 바로 앞에는 강연도 가능한 카페 토킹스푼에서 1000원의 기부로 맛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참고자료3_월드컬처오픈코리아의 코워킹스페이스

앞으로도 이러한 공간은 점차 다양한 소규모 창업자들의 니즈에 맞게 진화할 것이다. 그 발걸음에 맞추어 1인 기업가들도 사회에 필요한 가치들을 만들어내어 이에 대한 보답을 하면 좋겠다. 물론 나부터 그래야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