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삼각형’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문학평론가이자 사회인류학자인 르네 지라르(Rene Girard)의 이론으로 그는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에서 주인공들의 욕망 체계를 설명했는데, 욕망에는 주체가 대상을 직접적으로 욕망하는 진정한 욕망과, 주체가 중개자를 통해 대상을 간접적으로 욕망하게 되는 것을 간접화된 욕망이 있다고 했습니다.

광고에서는 이 욕망의 삼각형 이론을 많이 활용해 스토리텔링 광고를 만듭니다. 여기서 주체는 소비자이며 대상은 광고모델, 중개자는 브랜드가 됩니다. 광고를 보는 소비자인 주체는 대상이 되는 광고모델의 모습을 동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개자인 브랜드 중개자를 소유하려 합니다. 대상은 현실과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브랜드는 중개자로서 주체가 손에 뻗치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기 때문이죠.

욕망의 삼각형 이론을 따르는 대표적인 광고 스토리텔링은 추운 겨울 동장군(冬將軍)과 맞서는 겨울 아웃도어 제품입니다. 가을 단풍이 물들 무렵 벌써 스타 연예인들이 대거 출동해 동장군과 한판승을 겨루겠다는 출사표를 던지며 별들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추운 날이 내가 가장 빛나는 날이다. 스타일은 안으로부터 네파 프리미아…”, “가장 추운 날, 전지현이 가장 빛나는 날이 되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광고는 배우 전지현의 네파 TV광고입니다. 네파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배우 전지현의 도회적이며 세련된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제품 역시 전지현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흰색의 우아함과 검은색의 세련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만날 때, 블랙야크.” 블랙야크는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광고모델입니다. 올 겨울 론칭한 광고 ‘블랙야크 랩(Blackyak Lab)’은 아웃도어의 존재 이유에 초점을 두고 아웃도어 제품의 기능을 강조했습니다. 주력 제품 ‘B모션벤치다운자켓’을 입은 이승기가 눈과 바람, 그리고 추위를 견디며 당당하게 자연에 맞서며 필드 테스트를 받는 모습을 구현했습니다. 기존 아웃도어 광고와는 다르게 블랙야크는 필드 테스트를 받는 이승기를 통해 아웃도어의 존재 이유인 기능에 충실했습니다.

“Meet, Touch, Play, Enjoy….” 코오롱스포츠는 시티 헤비다운의 원조로 불리는 헤스티아를 귀환시켰습니다. 여기에 루이비통의 뮤즈로 알려진 패셔니스타 배우 배두나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Meet, Touch, Play, Enjoy를 광고카피로 내세우며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지운 코오롱스포츠의 발상을 담아 헤스티아의 부드러운 촉감과 가볍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아이더는 TV 광고로 배우 박보검의 뮤직필름을 선보였습니다. 10월 12일부터 방송된 광고는 뮤직필름 ‘별 보러 가자’로 만남, 이별, 그리움, 재회에 이르는 연인의 스토리를 뮤직비디오 형태로 담았습니다. 광고는 감미로운 음악과 영화처럼 감성적으로 표현해 아이더의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화하고자 했답니다. 또 아이더는 10월 26일부터 박보검의 뮤직필름에 이은 걸그룹 레드벨벳 아이린의 뮤직필름을 공개한다고 예고했습니다.

K2는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스타가 된 배우 정해인을 광고모델로 발탁했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함께 한 가수이자 배우인 수지에 이어 정해인을 모델로 해 한층 젊어지고 신선해진 브랜드 이미지로 소비자를 공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정해인의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와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남성미가 K2가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합니다. K2가 젊은 브랜드로 변신 중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국내 최초의 아웃도어 브랜드로 알려진 레드페이스는 올해도 배우 정우성과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시즌 ‘정우성 롱패딩’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롱패딩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콘트라튜브테크 구스벤치롱재킷’을 비롯해 올 겨울 주목받고 있는 경량구스 패딩까지 선보이며, 지오다노, 웰메이드 등 패션분야 광고 모델의 대부격인 정우성을 통해 클래식하며 서정적 감성이 어우러진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한답니다.

연예계 스타들의 별들의 전쟁은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전에 전자제품, 자동차, 화장품 브랜드에서 일어났던 별들의 전쟁이 요즘에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한창이라고 합니다. 브랜드에 도회적이며 세련된 이미지, 강인하면서 부드러운 카리스마, 감미로우며 감성적인 이미지, 클래식하고 감성적인 이미지를 담기에 그런 이미지를 담은 전지현, 이승기, 배두나, 박보검, 정해인, 정우성 같은 사람을 쓰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