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ast Side Story(이스트 사이드 스토리)F3-09, 90.9×72.7㎝ Oil on Canvas, 2012

집이나 길 그리고 선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화면 전체의 색조에 따른 주관적인 색조를 선택하여 재구성해서 표현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정물 중 특히 꽃은 그가 많이 표현하고 있는 소재인데 도자기나 꽃을 그려내는 것에서도 특유의 주관성이 나타난다.

가령 단순화된 화병과 꽃 그리고 배경 처리는 색채의 단순성과 절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위에 마치 스케치와 같은 몇 가닥의 선들은 마무리되지 못한 그림 같은 느낌까지 주곤 하는데 이 모두가 사물을 표현하는데 있어 그 특유의 주관적인 재구성을 통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체 또한 부분적 왜곡과 빠른 필선으로 처리된 주관성을 볼 수 있다.

▲ East Side Story12-JP11, 116.8×91.0㎝, 2012

이와 같은 주관성에 대하여 그는 "표현할 대상을 미리 눈으로 관찰하고 익혀서 화면에는 마음속에 남아있는 이미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즉 눈으로 대상을 파악하고 마음으로 그리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만의 색채와 나만의 형상이 나오는 것입니다." 라고 말하고 있어 주관성이란 다름 아닌 시각을 통해서 인지된 대상들을 자신이 다시 재해석하여 화면에 표현해 내는 것을 말한다.

▲ East Side Story11-DH06, 122×94㎝, 2011

한편 그가 표현하고 있는 표현 방법을 보자. 김명식(서양화가 김명식,キムミョンシク,Andy Kim,KIM MYUNG SIK,金明植,김명식 화백,김명식 교수)의 작품을 보면 붓놀림에 있어 속도감이 있는 즉발성을 볼 수 있다. 빠른 필치로서 사물들을 그려내거나 화면을 메우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필선은 멈춤보다는 유동성을 중시하고 끊음보다는 연속적인 이어짐을 중요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 East Side Story F5-01, 116.8×91.0㎝, 2012

결국 여기에는 붓을 사용하는 작가의 즉흥성과 감각성이 돋보였던 것이다. 그러한 즉발성과 속도감에 의하여 한편으로는 색채가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는 듯한 그림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현상들이 최근 들어 정제되어지고 조용해지는 변화를 보이며 색면도 두터운 층을 만들면서 차곡차곡 쌓아 화면을 구석구석 빠짐없이 성실하게 대상을 처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글=오세권,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