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9일(현지시간) 재정 악화 우려를 이유로 이탈리아 국채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1단계 강등했다고 밝혔다.

▲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9일 재정불안 상태에 처한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Baa3로 1단계 강등했다. 출처=픽사베이

무디스는 “수년간에 걸쳐 이탈리아의 재정적자가 확대할 것으로 전망, 재정기반이 현저히 약화하고 있어 신용등급을 내렸다”고 밝혔다.

Baa3은 무디스가 투자대상으로 적합하다는 판단하는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투기등급 바로 직전 수준이다.

무디스는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이탈리아가 국내외적 충격에 약해질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경제 여건이 좋다고 판단했다.

무디스는 등급 강등의 원인으로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예산을 꼽았다.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 성향의 ‘동맹’이 결성한 이탈리아 연립정권은 내년 예산안을 최근 유럽연합(EU)에 제출했다. 연립정권은 재정적자 규모를 전임 정부의 계획보다 3배 늘린 국내총생산(GDP)의 2.4%로 설정했다.

이에 무디스는 이 같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이탈리아의 부채가 감소하지 않고 향후 몇 년간 13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새 정부의 확장적 예산안 때문에 최근 이탈리아의 몇 주 국채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정부 지출은 속성상 구조적이어서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이탈리아 정부의 경제계획을 지속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탈리아의 경제성장을 끌어올릴 개혁 프로그램이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 크고 다변화한 경제, GDP의 2% 이상인 경상수지 흑자, 균형 잡힌 해외투자, 가계가 보유한 부의 높은 수준을 제시했다. 이어 "아직 이탈리아에는 약화하는 재정적 전망의 균형을 잡을 중요한 신용 역량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무디스의 등급 격하로 상승세에 있는 이탈리아 국채 이율이 한층 치솟아 금융시장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