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인축제 퍼레이드에 함께한 하이트진로의 '자두에이슬' 마스코트가 홍보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하이트진로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국내 주류업계는 ‘절대수요 감소’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내수로 수익성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선택은 하나다. 우리나라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물론 이 선택은 ‘살아남기 위한’ 궁여지책 성격이 강하지만 어떤 면으로는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 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 측면에서 국내 주류업체들의 해외 마케팅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가운데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여주는 업체는 단연 하이트진로다. 

하이트진로는 가깝게는 동남아시아 지역 주류시장부터 시작해 멀게는 유럽, 미국 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동남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는 2015년부터다. 2015년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현지 법인인 ‘하이트진로베트남’을 설립해 현지 시장에 특화된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연구했다. 2016년 5월에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학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사회공헌 측면으로도 브랜드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후 베트남은 하이트진로의 인도차이나반도 지역 시장 확장의 거점으로 활용된다. 

▲ 베트남 진로포차 1호점. 출처= 하이트진로

올해 1월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호치민에 지사를 추가로 설립하고 한국식 주점 진로포차 2호점의 문을 열었다. 호치민 지사는 2016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지 2년 만에 추가하는 해외 사업장이다. 이는 하이트진로의 해외법인이 직접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는 최초의 시도다. 아울러 하이트진로 필리핀에도 사무소를 설립하고 베트남에 진로포차 2호점과 캄보디아 안테나샵 운영을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캄보디아에서는 교민판매 대비 현지인 판매가 6배에 이르는 등 교민위주의 시장에서 현지인 위주의 시장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하며 현지화에 안착했으며, 베트남 판매 역시 매년 50%이상 성장하고 있다. 

또 동남아시아 지역 소주 매출은 2015년 490만달러(약 55억 5611만원)에서 2016년은 600만달러(68억280만원) 그리고 지난해는 880만달러(약 99억7744만원)를 기록헀다. 3년 동안 약 180% 성장한 셈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약 500만달러(56억6500만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올해 하이트진로의 동남아 소주 매출은 100억원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현지 식당에서 판매되는 소주 한 병이 평균 6~7달러(약 6000원~7000원)선인 것과 더불어 아직은 높지 않은 동남아시장의 구매력을 감안할 때 긍정적으로 의미가 있는 수치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성과는 아시아권으로 하이트진로의 마케팅이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에 참이슬, 일품진로 등 자사의 주요 소주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처 5곳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젊은이들의 거리’라 불리는 홍콩 란콰이펑에 브랜드 전문매장 ‘하이트진로펍’을 열었다. 

그런가하면 하이트진로는 아시사권을 벗어나 미국 지역의 사업 역량도 강화한다. 지난해 12월 하이트진로 미국법인 진로아메리카는 현지 물류센터를 신설했다. 이 물류센터의 면적은 약 1200㎡로 소주 1상자 기준으로 약 2만 상자 물량릐 적재가 가능한 곳이다. 

이를 발판삼아 지난해 9월 하이트진로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를 활용해 현지 마케팅을 펼쳤다. 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하이트진로는 류현진 선수가 선발투수로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 야구 팀 LA다저스와 협업으로 경기장에서 판매되는 LA다저스 공식맥주를 출시했다. 아울러 LA다저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는 전광판 광고를 진행하고 구장 내 하이트 바(hite bar)를 운영해 시음행사를 열어 현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알리기에도 나섰다. 지난 9일부터는 해외 수출 전용제품 과일리큐르 ‘자두에이슬’의 미국 홍보도 시작했다.   

▲ 지난 6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인축제에 열린 하이트진로 부스에 현지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출처= 하이트진로

또 지난 11일 하이트진로는 유럽 내 첫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자사의 주류 제품들을 현지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한국 주류문화체험 공간 ‘코리아 스피릿’을 열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우리나라로 치면 가로수길 격인 마레지구는 프랑스 현지인들의 핫 플레이스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하이트진로 측 추산에 따르면 팝업스토어에는 행사가 열리는 3일 동안 약 1500명의 방문객들이 다녀갔다.  

하이트진로의 해외 사업 전략의 방향성은 확고하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활발한 마케팅을 통해 자사의 주류 브랜드를 널려 K-POP처럼 ‘주류 한류’를 알리는 것이다. 지난 3월 수출 50주년 기념행사에서 하이트진로 황정호 상무는 “올해는 하이트진로가 1968년 베트남에 소주를 처음으로 수출한 이후 50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면서 “첫 수출국인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을 시작으로 하이트진로는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 한국을 대표하는 주류 제품들을 알려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 할 것”고 말했다.

▲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 열린 한국주류문화체험 공간 코리아 스피릿 현장. 출처= 하이트진로

국내 절대수요의 감소에 대응한, 어떤 면에서는 ‘절박한’ 하이트진로의 선택은 주류 시장 확장의 여러 기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자신들이 꿈꾸는 ‘글로벌 주류 한류’라는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까. 그들의 행보에 국내 주류업계와 더불어 수출이 중요한 소비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