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일본의 도쿄급행전철이 내년 초 MaaS(Mobility-as-a-Service)를 위한 실증 실험을 시작한다고 니케이 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단순한 이동이 아닌, 다양한 연계 플레이로 구축해 새로운 가능성을 쓰겠다는 전략이다.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대중교통을 일종의 개인화 서비스로 수렴하는 한편, ICT 기술을 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도쿄급행전철의 실증 실험은 일본 시즈오카현의 이토역에서 이즈큐시모다역을 연결하는 45.7km 구간의 전철을 지역의 버스, 택시, 자전거공유 등과 연계해 진행된다. 이용자는 자기의 경로에 맞는 교통수단을 조합한 최적의 이동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다양한 파생 서비스도 선택할 수 있다. 니케이에 따르면 이용자는 최적의 이동 서비스를 즐기며 지역 거점에 마련된 상점과 관광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지불 시스템의 원스톱 패키지도 눈길을 끈다. 도쿄급행전철은 MaaS 프리패스를 통해 일괄 지불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도쿄급행전철이 운영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대중교통은 일정한 노선을 가지고 있으며 이용자는 자기의 이동 경로를 고려해 정해진 대중교통 노선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서 선택의 주체는 이용자지만 서비스의 주도권은 대중교통에 있다. 그러나 도쿄급행전철의 MaaS 실험은 노선이 정해진 대중교통의 노선을 여러개 선택하고 조합해 이용자의 의도에 맞는 최적의 경로를 성정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대중교통의 개인화 경험 강화며, 이는 자율주행차와 차량공유 업체들이 꿈꾸는 미래와도 부합한다.

도쿄급행전철의 실험이 이뤄지는 이즈큐시모다역은 주변에 많은 관광지가 있다. 문제는 교통 인프라다. 전형적인 관광지의 역이지만 여름이나 축제일에 특급열차가 많이 배차되는 반면 겨울 등 비시즌에는 열차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도쿄급행전철의 실험은 관광지가 많지만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이즈큐시모다역의 약점을 보완할 전망이다. 다양한 모빌리티의 결합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최적의 이동 경로를 제공하는 한편 관련 관광 거점과의 연계 플레이를 끌어내기 때문이다. 관광객 증가가 예상된다. 나아가 고령인구 이동 서비스의 질적인 상승도 가능하다. 주문형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도쿄급행전철은 도쿄와 카나가와에 이르는 노선에도 비슷한 실험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4월 일본 오다큐전철도 중장기 플랜으로 MaaS를 내세웠으며 JR동일본도 지난 7월 비슷한 방침을 세웠다.

국내에서는 모빌리티의 첫 걸음인 카풀마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승차공유가 법적으로 금지된 일본에서는 이미 모빌리티의 확장성을 논하고 있다. 기존 대중교통사업자들이 모빌리티의 가능성에 집중해 MaaS 방법론을 주목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정근호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팀장은 "카카오 카풀을 둘러싸고 내홍이 깊어지는 우리와 달리 일본의 경우 최근 지차제와 관련 업체들의 적극적인 행보로 인해 모빌리티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승차공유 서비스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국토교통성이 전향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도코모와 소프트뱅크 등은 택시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에 기반한 배차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최근 일본에서 등장하고 있는 MaaS는 타 국가에서 제공하고 있는 MaaS와 차별점이 많다"면서 "교통수단의 연계에 그치지 않고 관광산업 및 지역 상권의 활성화도 같이 추진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