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각 사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이제 더 이상 애완동물은 없다. 반려동물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동안 가족 구성원이 된 반려동물의 위험을 대비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보험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다. 최근 메리츠화재가 내놓은 펫보험 상품이 기존의 상품과 다르게 현실성 있는 보장을 제공한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반려견 의료비 평생 보장

메리츠화재는 최근 반려견의 실질적 의료비를 평생 보장할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장기 펫보험 상품인 ‘(무)펫퍼민트 Puppy&Dog보험’을 시장에 내놨다.

이 상품은 3년 단위 갱신을 통해 보험료 인상과 인수거절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했다. 생후 3개월부터 만 8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최대 만 20세까지 보장을 제공한다. 보험료는 평균 진료비 수준에 따라 견종별 5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적용한다. 의료비 보장비율은 50%와 70% 중 선택할 수 있다.

국내 거주 반려견은 등록여부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으며 추가로 반려동물 등록번호를 고지하면 보험료의 2%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반려견주들의 가입 니즈가 가장 높은 슬개골 탈구는 물론 피부와 구강질환을 기본으로 보장한다. 입·통원 의료비(수술 포함)는 연간 각 500만원, 배상책임 사고는 사고당 1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또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초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도입해 약 1600개의 제휴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복잡한 절차 없이 보험금 청구가 자동으로 진행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견주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의료비 고민 등 실제 가입 니즈를 대폭 반영한 진정한 펫보험”이라고 말했다.

사실 메리츠화재는 과거 펫보험을 판매하다가 중단한 경험이 있다. 판매 실적이 너무 저조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당시에는 펫보험 상품을 내놓기에는 시장 상황이 너무 일렀다”며 “지금도 타 보험사의 펫보험이 시장에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리츠는 여러 가지 한계점들을 연구했고 새 상품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의 펫보험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반려견 외에는 보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손해율을 고려해야 하는데 고양이의 경우 시장이 작아서 아직 안 하고 있다”며 “아직 반려견 시장도 못 컸기 때문에 반려묘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롯데손해보험

고양이 의료비 보장 유일 ‘롯데마이펫보험’

롯데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고양이까지 가입이 가능한 ‘롯데마이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반려동물의 수술과 입원 때 의료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상품’과 통원진료까지 추가적으로 보장하는 ’종합형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세부적으로 ‘수술입원형상품’을 가입하면 수술 1회당 최고 150만원, 입원 1일당 최고 10만원을 보장한다. ‘종합형상품’을 가입하면 통원 1일당 최고 10만원까지 추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보통 6세 이하 반려동물만 가입이 가능한 기존 보험과는 달리 신규가입 시 7세까지, 갱신 시에는 11세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또 두 마리 이상의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는 가정이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 다수확장 특약’을 통해 10% 할인된 보험료로 다수의 반려동물에 대해서도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강아지의 경우 사진과 반려동물등록증 또는 소정의 건강진단서를 제출해야 가입이 가능하며, 고양이는 별도의 등록증 또는 진단서를 첨부하지 않아도 사진만 제출하면 가입할 수 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애견애묘인구의 확대와 함께 이들이 우리의 가족이라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며 “롯데마이펫보험이 소중한 우리의 가족을 더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손보‧한화손보, 반려견 사망보험금 지급 특이

NH농협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은 특이하게 반려동물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 펫보험의 경우 도덕적 혹은 윤리적으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기 위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농협손보는 ‘반려동물장제비보험’을 통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상품은 반려동물 등록이 된 반려견만 가입을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연령,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가입이 제한되거나 불가능할 수 있고 가입금액도 제한될 수 있다.

이 상품의 보험기간은 통상 1년이며 소멸성 순수보장형 보험으로 만기 때 환급금은 없다.

한화손해보험도 ‘한화 펫플러스 보험’을 통해 갑작스런 반려견의 사망에 15만원의 장례비를 지급한다. 유실상태 때에는 유실 신고, 전단지나 현수막 제작·게시를 위한 실손 비용으로 15만원 한도에서 보장을 제공한다.

이 상품은 만 1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상해 의료비를 기본 보장으로 한다. 특약을 통해 슬개골·고관절 탈구, 구강 내 질환, 피부질환 등의 질병확장담보도 보상받을 수 있다. 질병확장담보가 담긴 플랜을 선택하면 상해와 질병 의료비(수술·입원·통원)를 각각의 플랜에 맞는 보장비율에 따라 선택해 보장받으면 된다.

또 견종에 상관없이 연령으로만 보험료가 차등 적용되며 3가지 플랜과 3가지 자기부담금을 선택해 연령별로 총 9가지의 보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반려견이 타인이나 사물에 피해를 주는 것을 대비해 자기부담금 3만원을 포함, 최대 500만원까지 애견 배상책임보장도 제공한다.

기존 ‘삼성화재‧현대해상’ 펫보험 비슷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의 경우는 서로 비슷한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동안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는 반려견의 상해와 질병치료비 손해,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한다. 상해와 질병치료비 손해는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한 금액의 70%를 보상하며, 배상책임 손해의 경우 자기부담금 10만원을 공제한다.

신규 가입 시 가입 동물이 만 6세 이하여야 하며, 과거 병력이 있는 경우 인수 제한이 될 수 있다. 고의 또는 가입동물의 선천적, 유전적 질병 등은 보상하지 않으며 보험기간은 1년으로 순수보장성 상품이다.

보험 계약 시에는 가입동물의 이름, 생년월일, 품종, 성별, 나이, 애견협회등록번호 등이 기재된 설문서와 가입 동물의 얼굴사진 3매(전면, 좌측면, 우측면)가 필요하다.

현대해상의 경우는 ‘하이펫애견보험’으로 90일령 이상 만 7세(96개월령)까지의 일반 가정에서 키우는 개를 대상으로 한다. 보험 가입 기간은 1년이다.

상해사고 또는 질병 1회당 100만원 한도로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한 70%까지 보상을 제공한다. 보상한도는 500만원이며 특별약관을 통해 피부질환 등에 대해서도 보상하고 있다.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선천적 혹은 유전적 질병, 특정 질병, 예방접종 가능 질병, 임신, 출산, 미용, 중성화 등은 보상하지 않는다.

DB손해보험, 대중화 안 된 BtoB 펫보험 상품 존재

DB손해보험은 대중화되지 않은 BtoB 상품의 펫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상품명은 ‘프로미반려동물보험’으로, 특이한 점은 보험사 측에서 만들어 판매한 것이 아닌 반려동물 분양 대리점의 요청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상품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일부 몇 개의 반려동물 분양 대리점만이 가입하고 있을 뿐이다. 이 상품은 질병과 슬개골 탈구,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보장하고 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손해보험 시장에는 내놓을 만한 상품이 별로 없는데 반려동물 시장이 크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반려동물 보험이 나와야 한다”며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내부의 반대가 심해 당장은 펫보험 상품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 아직 펫보험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 다른 보험사들도 이제는 펫보험 시장을 외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시장 반응이 너무 저조했기에 손해율 등으로 대부분 진입을 망설이고 있다.

꾸준히 성장해 온 반려동물 시장

지난 2014년 동물등록제가 의무화되며 미등록 시 과태료 처분이 강화되는 등으로 반려동물 등록률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보험개발원이 진행한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장형 칩 이식률은 44.9%로 외장형 칩 20.6% 또는 인식표 부착방식 34.5%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 의료기술의 수의진료 적용이 확대되고 반려동물 영양개선에 따른 평균수명 상승, 정부 활성화 정책, 사회적 관심 등에 따라 보험시장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가 열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3322억원으로 지난 2014년 1조5684억원 대비 8.7% 성장했다. 오는 2021년에는 3조7600억원 정도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를 지난 2012년 9000억원 수준으로 집계했으며 올해 3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따라서 오는 2020년에는 5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보다 더 높게 예측했다. 또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한 지난해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28.1%다. 지난 2010년 17.4%였던 집계 결과와 비교하면 6.3%포인트 많아졌다.

국내 반려동물의 개체 수의 경우는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76만 마리에서 2017년 874만 마리로 7년간 83.6% 증가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고 관련 시장은 커지고 있으나 정작 이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대비할 수 있는 보험 상품은 여전히 부족한 현실이다. 기존에 판매되고 있던 펫보험 상품의 경우도 와닿지 않는 보장 등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험 전문가들에게마저 외면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중 메리츠화재의 현실성 있는 보장이 담긴 새로운 펫보험이 시장에 나왔다. 따라서 이번 메리츠화재의 추후 시장 반응에 따라 타 보험사들의 펫보험 시장 진출에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