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서초동 우성1차 재건축단지에 들어설 ‘래미안 리더스원’이 강남권 분양가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분양 재개를 알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16일 이 단지의 3.3㎡당 분양가를 평균 4489만원으로 책정하고 일반분양에 대한 분양보증을 허가했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서초동 우성 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곳으로, 분양가를 두고 재건축 조합과 HUG가 합의를 이루지 못해, 이미 지난 5월로 계획한 분양 일정을 10월로 미룬 곳이다. 당초 주변 단지의 분양가에 맞춰 산정하려는 HUG 측과 이에 부담을 느낀 재건축 조합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지하 3층에서 지상 최고 35층으로 이뤄진 12개 동에 전용면적 59~238㎡ 유형, 총 1317가구가 들어선다. 그 가운데 임대주택은 약 160가구로 추정되고, 일반분양은 232가구다.

강북지역과 위례 등 신도시 지역 3.3㎡당 분양가가 1000만원대 후반에서 2000만원 초반에 걸쳐있는 것을 감안하면 4489만원은 그 두 배에 이르는 가격이다. 해당 금액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 종전 최고치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의 4289만원을 경신한 값이다.

그러나 많게는 3.3㎡당 2000만원 정도 값이 더 나가는 ‘리더스원’ 주변 시세가 상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분양 후 시세 차익을 기대하고 비싼 값에도 진입하려는 수요자들이 적은 물량 대비 높은 경쟁률을 만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래미안 리더스원'의 이웃단지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는 3.3㎡ 당 64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출처=네이버 부동산.

실제로 주변 지역 매매가 시세는 적게는 13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전용면적 84㎡가 20억원에 이르는 신동아1차 아파트는 3.3㎡당 4616만원이었다. 반면 리더스원의 옆단지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는 전용면적 84㎡가 비슷한 21억원이지만, 3.3㎡당 가격은 6248만원으로 리더스원에 비해 2000만원 가까이 높다. 서초구의 1㎡당 매매가 시세는 1421만원, 3.3㎡로 환산한 가격은 4689만원으로, 래미안 리더스원에 비해 약 200만원 높다.

▲ 서초구 아파트의 1㎡당 평균 매매가 시세는 1421만원에 형성돼 있다. 출처=네이버 부동산.

분양 이후 높은 직주여건이 가격 변동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 단지 주변 G공인중개사는 “원래 강남역 주변은 저평가된 곳이지만 2호선·신분당선 이중 역세권과 함께, 학교·학원가, 상업지역 등이 가까워 재평가되고 있다”면서 “특히 전월세가 잘 순환돼 근래 강남역 아파트의 흐름이 예전과 다르고, 예전 거주자보다 높은 경제력을 가진 수요자가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구나 국토교통부와 HUG가 무주택자에게 가점제는 물론 추첨제의 75%까지 우선 분양하는 공급 규칙 개정안을 11월 시행하기로 정한 것도 큰 요인이다. 유주택자가 강남권에서 분양으로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는 것이다.

I공인중개사는 래미안 리더스윈의 경쟁률을 두고 “전용면적 84㎡를 가점제로 청약 접수한다면 적어도 70점은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우성 1차 조합원들의 부담이 상당해 조합원 입주율이 3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면서 “융자로도 못 들어오는 사람들이 차후에 급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있어, 지금보다 그때 들어오지 않겠나”라고 현재의 과열 기미가 의아하다는 평을 덧붙였다. 그는 “차익 프리미엄을 5억 이상으로 보고 있어 1+1이라는 말이 나온다”면서도 “그렇지만 입주하려면 적어도 자기 돈으로 8억원을 쥐고 있어야 하는데, 돈 없는 무주택자들만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HUG는 강남 등지는 물론 서울 전역을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주변 단지의 1년 이내 분양가를 기준으로 상한선 110% 안에서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래의 분양 일정인 지난 5월 합의를 이루지 못 하고 지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서초구청과 고분양가 심사 이후 4489만원으로 결정해 분양 보증을 내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적어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분양일정을 두고 “목표는 10월 말이지만, 분양 승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한 “공급규칙 개정과 관련 없이 원래 10월 말로 준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