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식 부자들> 닛케이 머니 지음, 김정환 옮김, 이레미디어 펴냄.

개미 투자자로 시작해 글로벌 3위 일본 주식시장의 큰 손으로 변신한 개인투자자 30명의 투자 비법을 소개한 책이다.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고수 30명을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의 자회사 <닛케이 머니>(Nikkei Money)가 인터뷰했다.

<닛케이 머니>는 30명 성공투자자를 성장주 투자자, 저평가된 주식을 사들이는 가치주 투자자, 급락장에서도 매수로 맞서는 역발상 투자자, 이벤트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이벤트 투자자, 초단타매매로 이익을 축적하는 데이 트레이더, 외국 기업의 성장혜택을 누리는 해외주식 투자자 등으로 구분해 소개하고 있다.

책 곳곳에 바닥을 가리키는 신호 간파하는 법, 포트폴리오 짜는 법, 자산관리법, 위기탈출 극복기 등 실제 매매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배치돼 있다. 일본에서 2017년 초에 출간된 탓에 투자자들의 운용자금 규모 등 각종 수치는 대부분 2016년 말 기준이다.

◆’살아있는 전설’ 이마카메안=닉네임 이마카메안은 60대 시니어 승부사다. 2009년 퇴직금 2000만엔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7년 지난 2016년말 26억엔(약 260억원)으로 130배 불렸다. 그는 10~30% 성장할 저평가 종목을 선택한다. 3~5년 평균성장률을 산출한 다음 평균성장률이 10%일 때 PER이 10 이하면 저평가이고, 성장률이 20%일 때 PER이 20 이하면 저평가로 본다.

이마카메안의 ‘특별한 기술’은 이런 1차 선택 이후에 나온다. 그는 해당 기업들에 “세상을 바꿀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재료”가 있는지 분석한다. 대상 기업이 나타나면 이미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더라도 적극 매수한다. 마이크로닉스는 2013년 11월 안정성과 전지수명을 대폭 높인 2차 전지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주가급등 사흘 뒤 뒤늦게 투자에 나섰다. 그 종목에서만 5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이마카메안의 성장주 투자 3계명은 ▲큰 성장이 예상되면 주가 급등 중이라도 올라탄다 ▲주가추이가 예상과 다르면 손절매 규칙과 상관없이 매도한다 ▲중소형주가 크게 성장한다 등이다.

◆‘야마자키 지수’를 만든 야마자키 가즈쿠니=투자경력 55년의 70대 겸업 투자자다. 5억4000만엔을 운용 중이다. 그의 지론은 흥미롭다. 최근 50년 새 시장평균이 2배 오른 대상승장이 6번 있었다. 상승장이 시작되는 시기는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시장을 비관할 때다. 시장평균은 2~2.5배가 천장이므로 개별주도 2배 상승을 목표로 삼는 게 좋다. 일본을 대표하는 역사 깊은 종목이 위기일 때를 노린다. 이들 대표종목은 과거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온 경험과 실적이 있기에 도산의 위험이 크지 않다. 그는 주가급락한 도시바와 올림푸스를 매수해 큰 이익을 냈다. 그가 고안한 ‘야마자키 지수’란 도쿄증권거래소 1부의 시가총액이 개인 현금·예금의 60% 이상이면 대천장권, 40% 이하라면 대바닥권이라는 것이다.

◆데이 트레이딩 스타 테스타=닉네임 테스타는 30대 전업투자자로 10여년 전 800만엔으로 시작해 지금은 10억엔 이상을 굴린다. 월별로 볼 때 수익이 마이너스가 된 것은 통산 4개월뿐이다. 그는 오직 ‘지금 당장 어떤 종목이 오를 것인가’에 집중한다. 기업분석은 하지 않는다. 주가동향이나 수급동향을 주시하면서 ‘산다’ ‘판다’ ‘패스한다’를 순간적으로 판단한다. 틀에 박힌 행동은 실패의 원인이라는 신념으로 투자기법을 규칙화하지도 않는다. 임기응변적으로 대응한다. 타깃은 거래량이 많고 하루 사이에 주가가 크게 변동하는 종목이다. 초단타매매를 할 때는 한 번에 하나의 종목만 거래한다.

책 뒷부분에는 ‘승부주 발굴법’이 붙어 있다. 억대 자산을 만든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투자대상 종목을 결정했는지 배경 스토리를 소개하는 코너다. 닉네임 www9945는 일상의 작은 발견에서 성장주를 찾아낸다. 최근에는 거액의 설비투자가 필요 없고 동일 상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불황기에도 이익을 올리는 생활소모품 분야를 살피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 등지를 여행하다가 빈곤층들도 초콜릿 등 기호식품을 습관적으로 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저평가된 일본 초콜릿 원료 제조업체 후지제유그룹에 투자해 이익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