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셀프 네일이 ‘소확행’ 트렌드에 맞게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메니큐어를 손톱에 직접 바르는 것이 아닌 양면 테이프를 떼어낸 후 손톱에 쓱 갖다 붙이면 끝인 간편한 스티커형 제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전문 숍에 가야만 받을 수 있는 '네일 아트'가 이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셀프 네일은 누구나 손재주가 없어도 손쉽게 짧은 시간 안에 손톱을 완성할 수 있어 젊은 20~30대 여성뿐만 아니라 40대 이상의 여성 고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증가하는 '셀프 네일'시장
최근 셀프네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셀프네일 시장 규모는 지난해 822억원대로 성장했다.

CJ올리브넥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셀프 네일 제품 판매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증가했다고 밝혔다. 네일 스티커 제품만 따로 보면 무려 198% 늘었다. 이는 매출액이 1년 사이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의 H&B스토어 '롭스'에서도 네일 제품 카테고리 매출이 22% 증가했다. 이밖에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스티커형 제품 거래액이 65% 늘었다고 강조했다.

▲ 한 손님이 H&B스토어 랄라블라에서 셀프네일 스티커를 구경중이다. 출처=랄라블라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스토어 '랄라블라'는 올해 상반기 동안 네일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약 128%로 신장했다. 집계된 자료에는 손톱정리용 소도구의 매출이 약 118%, 네일 스티커 및 인조손톱류의 매출이 134%, 매니큐어의 매출이 11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랄라블라 관계자는 “1초 성형 네일로 인기를 얻고있는 브랜드 데싱디바는 예쁜 컬러감과 다양한 디자인, 밀착력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과감하고 화려한 패턴의 컬러풀한 네일 스티커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싱디바’ vs ‘젤라또팩토리’
빠르게 성장하는 셀프네일 시장에서 주목받고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첫 번째 브랜드는 ‘데싱디바’다. 데싱디바는 국내의 셀프네일 열풍을 주도했다고 평가받는 기업으로 미국 뉴욕에서 시작해 2015년 한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 데싱디바의 제품이 ‘언니의 파우치’와  '파우더룸'에서 네일스티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출처=데싱디바

이후 젤네일 바르는 시간을 대폭 줄인 ‘3in1 원스텝 매직 칼라젤’, 붙이는 형태의 제품 ‘매직프레스’등 소비자를 취향저격한 상품을 여럿 내놓으며 홈쇼핑 채널에서 완판 행진을 벌였다. 특히 데싱디바의 ‘젤스트립’ 제품은 종합 뷰티 정보 플랫폼 ‘언니의 파우치’ 네일 부문 위너로 선정되고, '파우더룸'에서 네일스티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업계 선두주자답게 실적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8%나 증가했다. 데싱디바 관계자는 “시장에 다른 기업보다 일찍 발을 들여 선점 효과를 누렸다”면서 “1초 네일 등 간편성을 강조한 슬로건도 관심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데싱디바가 선구자 역할을 했다면 ‘젤라또팩토리’은 선두주자를 가장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후발 기업이다. 젤라또팩토리는 지난 8월에만 올리브영 화장품 카테고리 색조화장품 부문에서 20만개가 팔려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정규화 젤라또팩토리 대표는 “지난해 11월 론칭 이후 오픈마켓, 화장품 편집숍, 자사 몰 등에서 10개월 만에 250만개가 팔려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 소녀시대 '태연'모델의 젤라또 팩토리 제품 사진. 출처=젤라또팩토리

이와 같은 젤라또팩토리의 성과는 2년 전에 출시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젤라또앱'이 큰 역할을 했다. 젤라또앱은 최신 유행 네일아트 디자인을 탐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앱은 다운로드 65만 회와 보유 이미지가 총 400만 장으로 네일 콘텐트 플랫폼으로선 네이버를 제쳤다. 젤라또팩토리는 사용자가 65만명가량 되는 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네일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만든 네일 스티커 ‘하또하또 네일핏’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셀프네일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데싱디바 관계자는 “뷰티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집에서 직접 네일이나 피부관리를 즐기는 소비자도 증가세”라면서 “이 트렌드에 힘입어 셀프 네일도 최소 향후 몇 년간은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성비 좋은 손톱 위의 ‘작은 행복’
관련 업계는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의미하는 ‘미코노미’의 소비 트렌드가 셀프 네일 인기의 ‘소확행’과 잘 맞았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열풍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스스로를 가꾸고 관리하며 기분전환을 하는 여성 고객들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손톱 정리용 소도구로 직접 손톱을 정돈 한 후에, 간단히 네일 스티커나 팁을 붙이고 끝부분을 자신의 손톱 모양에 맞게 다듬기만 하면 예쁜 손톱을 완성할 수 있다. 그날의 옷 코디와 컨디션에 따라 간단히 손톱 컬러와 모양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그 중 셀프 네일이 가장 인기 있는 이유는 편리함과 경제적인 면이다. 네일아트 숍을 방문해 전문적으로 시술을 받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시간이 적게 걸리기 때문이다. 셀프 네일을 할 때 드는 비용은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2만원 가량이다.

그러나 네일숍에 방문해 아티스트한테 전문 시술을 받으면 보통 비용은 3만원~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평상시 셀프 네일을 즐겨하는 이지혜(25·여)씨는 “샵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네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다‘면서 ”직접 네일을 하니 할때마다 만족감도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 데싱디바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셀프네일 상품을 구경하고 있다. 출처=데싱디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비롯한 SNS도 셀프네일 트렌드 확산에 기여했다. 인스타그램에 ‘셀프네일’을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100만개 이상 나온다. 유튜브에도 셀프네일 노하우를 전달하는 유튜버와 관련 동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스스로 네일을 꾸미는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었고 시장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네일아트는 전문가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서 “최근에는 SNS나 유튜브에 네일아트 방법을 공유하거나 자랑하는 콘텐츠가 많이 올라오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대중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