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 비전크리에이터 대표이사 ] 저자는 기술로 인한 혁신과 성장, 그리고 중국 경제에 아주 낙관적인 사람중 한명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기술로 인한 성장의 동력은 이제 소진된게 아닌가 싶고, 오히려 인공지능발 일자리 대량 증발이 경제에 실질적 큰 타격을 줄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효율성 향상은 이미 아마존으로 상징되는 기술주 주가에 선반영되었던것 아닌가 싶다. 전세계적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이 실제 생활 곳곳으로 스며든다. 아마존이 캐셔가 없는 오프라인 마트 3천 매장을 신규로 오픈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완전자율주행의 시대를 기다리는 우버와 디디추싱은 전세계 수백만명의 운전기사님들의 일자리를 증발시켜서 이익을 창출할 기회만 엿보고 있다. 콜센터의 기능 상당부분을 이미 자연어 처리를 기동차게 하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서 가장 중요한 임팩트는 일자리의 대량 증발이다. 일자리가 좋던 나쁘던 일단 일자리의 절대 숫자는 큰 의미를 지니는데, 절대 숫자가 급속도로 사라져가는 상황에선 경제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를 경험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장기침체 혹은 더 심하게는 "인공지능발 경제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기술혁신에 잘 적응하고, 데이터 생태계를 지배하는 기업들의 승승장구도 결국 세계경제의 건전한 발전 속에 지속될 수 있을텐데 일자리가 급속도로 사라지고 가처분 소득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도 지속될 수 있을것인지에 대해 부정적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긍정보다는 우려가 크다.

역대급 성공적 정책이었던 "인터넷플러스" 정책의 성과는 찬란했다.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메이퇀디엔핑 등의 거대 플랫폼은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인민을 똑똑하게 만들고, 중국 서비스 산업 수준의 급격한 향상을 가져다 줬다. 세계 최고 모바일 서비스 선진국 중국은 이제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식어로 다가온다.

하지만, 거대 모바일서비스 플랫폼들은 이미 작년부로 대략 영역별 독점 기업들이 자신의 성을 공고화하고 있고, 추가적 스타트업 유니콘의 신화는 쓰여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업계 지형도가 어느정도 자리잡혀 가는 상황이다. (토우티아오와 틱톡의 바이트댄스는 예외다. 어디로 더 성장할지 기대되는 1개 기업을 꼽으라면 바이트댄스!)

시진핑 정권 초기의 "만인의 창업"이란 캐치프레이즈는 더이상 중국 청년들에게 먹히지 않는 구호다. 이제 중국 청년들에게 새로운 창업 대박의 기회가 살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들만의 리그를 지켜보는 상황인 것이다.

그동안 젊은 데이터 혁신가들은 중국 정부를 누구보다 열렬히 응원해왔다. 자유로운 창업과 데이터 혁신의 기회를 부여한 것은 시진핑 정권이 취한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혁신의 아이콘들이 대기업화 되어 각기 업계를 장악하고 짜여진 판에서 어떻게 새로운 희망을 중국 청년들에게 심어줄 것인지? 딱히 떠오르는 답안지는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세계경제의 두축인 G2, 미국과 중국의 리더십도 이슈인듯하다. 트럼프와 시진핑 모두 역대급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한다. 두 명의 강한 남자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전체 파이가 쪼그라드는 것쯤은 상관안할 듯해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공생관계는 다이내믹하게 변화해왔다. 80~90년대 생산의 중국, 소비의 미국 관계에서, 최근 몇년간은 창조의 미국, 규모의 중국으로 서로 줄 것을 주고 받을 것을 받아가면서 가장 긴밀한 공생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공생의 관계에 연결고리가 약해진 느낌이다. 중국도 더이상 예전의 중국이 아니고, 미국도 더이상 예전의 미국이 아닌 상황. 미국과 중국간 본격 대결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세계 경제엔 정말 큰 악재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