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업체 넵튠이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넵튠은 블루홀에 지분을 투자했고 그 투자가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가운데 이번 투자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투자 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블록체인, MCN, e스포츠다.

넵튠은 지난해 2월 50억원으로 블루홀의 주식 2.35%인 16만6666주를 매입했다. 블루홀은 자회사 펍지의 ‘배틀그라운드’가 대박을 터트리며 주가가 급등했다. 이달 17일 기준 블루홀 주식은 장외 주식거래사이트에서1주당 3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기반해서 넵튠이 소유한 블루홀의 지분가치를 계산해보면 617억원에 달한다. 가치상으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 넵튠이 전략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사진은 투자관련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두나무앤파트너스와 공동으로 블록체인에, 단독으로는 MCN과 e스포츠

넵튠은 올해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데, 그 주인공은 블록체인, MCN, e스포츠다. 회사는 지난 4월 공시를 통해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그 의지를 드러냈다. 추가된 사업목적에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과 연구개발업, 영화, 비디오물, 방송 프로그램 기획, 배급과 판매, e스포츠 구단운영과 관련 콘텐츠 제작, 서적, 잡지 등 인쇄 출판업,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 등이 포함됐다.

넵튠은 그 다음달인 5월 곧장 두나무앤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스포츠 서비스,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전문 개발사인 ‘나부스튜디오’에 5억원을 투자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스포츠 시뮬레이션, 스포츠 판타지게임 개발을 위한 투자였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두나무의 투자전문 자회사다. 넵튠은 두나무앤파트너스와 함께 돈을 모아 공동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투자하고 있다. 회사별로 50억원씩 모아 100억원으로 함께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 금액은 한 번에 약 5~10억원 수준이다.

블록체인 분야 투자는 계속됐다. 넵튠과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지난 7월 블록체인 기술 기반 게임을 개발하는 ‘메모리’에 각 5억원씩 총 10억원을 투자했다. 넵튠 측은 “메모리는 올해 안으로 세계 유명 인기 캐릭터 IP(지식재산권)과 게임을 결합한 크립토 게임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면서 “인기 캐릭터 게임의 결합은 이미 검증된 방식이고, 대중성 높은 IP로 크립토 게임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립토 게임이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 게임을 말한다.

이달엔 신생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노드브릭’에 두 회사는 각 2억5000만원씩 총 5억원을 투자했다. 노드브릭은 지난달 설립된 개발사이며, ‘R2’, ‘하운즈’ 등 대형 PC MMORPG를 비롯한 소셜게임 개발, 라이브 서비스 전문 인력이 모인 회사다. 

넵튠은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와 e스포츠에는 좀더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인다. 이 분야는 넵튠의 단독 투자다. 지난 5월 MCN의 대표 회사인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콩두컴퍼니(현재 사명은 스틸에잇)’에 총 205억원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에는 110억원을 투자하고 지분 23.9% 가져왔다. 콩두컴퍼니에는 95억원을 들여 지분 26.4%를 확보했다. 또한 전략 사업 협력을 이유로 샌드박스네트워크, 콩두컴퍼니 대표이사와 주요 경영진이 넵튠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영상 크리에이터 그룹을 보유한 회사다. 이들은 1000만명 이상의 SNS구독자와 월 콘텐츠 조회수를 10억회 달성하는 등 강력한 매체력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의 크리에이터로는 ‘도티’, ‘장삐쭈’ 등이 있다. 스틸에잇은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고 게임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e스포츠·게임 콘텐츠 사업, 리그 개최 등 e스포츠 관련 사업을 한다. 

MCN과 e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보는 게임’ 시장 투자라고도 볼 수 있다. 넵튠 정욱 대표는 “보는 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샌드박스네트워크와 콩두컴퍼니는 더없이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같은 투자방침에 동의하며 넵튠에 간접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8월 카카오게임즈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넵튠의 190억원 규모 신주를 취득했다. 이번 투자는 넵튠에 대한 세 번째 투자이며, 이로써 카카오게임즈는 넵튠 주식의 약 11%를 확보했다. 이달 8일 발표된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조계현 공동대표도 넵튠의 주식을 각 8000주, 2286주 가지고 있다.

보는 콘텐츠 시장 커지고 있다

투자의 방향은 수긍할만한 수준이다. 실제로 동영상 콘텐츠와 e스포츠 사업은 유망한 투자처로 평가받는다.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국내 전 세대에서 가장 많은 시간 사용하는 앱이며, 올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 세계로도 동영상 콘텐츠의 위상은 마찬가지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e스포츠 시청 시장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뉴주는 지난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는 약 3억8500만명이었으나, 오는 2020년에는 약 5억9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게임 업체들도 e스포츠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지난달 개장한 e스포츠 경기장 ‘롤파크’는 1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액토즈소프트는 이달 자사 사옥 지하에 ‘액토즈 아레나’를 열었다. 회사 측은 앞으로 2년간 이 경기장에 100억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김동희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인터넷·게임산업의 투자 키워드는 동영상과 e스포츠, 1인 미디어”라고 적었다.

넵튠은 본래 사업인 게임 출시 계획도 있다. 우선, 일본에 론칭하는 모바일 게임 한 개의 CBT 계획을 이달 내로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12월 스팀 얼리엑세스를 통해 PC RTS게임 ‘미니막스’의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해당 게임은 전략시뮬레이션을 기본으로 하지만 게임 내 모든 유닛을 컨트롤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일부 유닛을 조작하는 방식의 게임으로 전해졌다. 게임 개발사는 ‘마이티퀘스트’와 ‘헌터스리그’ 등을 개발한 오올블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