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내 카드사들은 인터넷 뱅킹의 출현과 수수료 인하 압박 등으로 갈수록 사업환경이 악화일로다. 사업 영역은 외부의 도전을 받고 수수료 구조는 정부의 압박으로 갈수록 빈약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봉착한 카드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새 수익원은 뭘까.

최근 카드사들의 눈에 띄는 변화는 고령사회에 발맞춰 연금연계 상품 준비와 시니어들의 안전한 금융생활을 위한 서비스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단순 캐쉬백 차원을 넘어 병원·약국 이용 시 혜택,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보상 등 보다 구체적으로 나가는 추세다. 다양한 상품개발로 ‘시니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출처= 자본시장연구원

고령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한국이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시대흐름에 맞는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인구 고령화가 가계 저축률과 금리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고령층 금융투자자의 수요에 부합하는 신상품 개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령인구가 증가할수록 소득은 줄고, 청장년층 시기에 축적한 자산에 기대 소비하는 경향이 커져 가계저축은 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노후소득을 충당하고자 주식 등 금융자산 매각 필요성이 커져 주가를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니어’에 적합한 금융상품이 제공된다면 예상치 못한 시장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신경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도 ‘일본의 고령자를 위한 금융서비스 시장 동향’에서 “고령자를 위한 금융상품이나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일본처럼 고령자 금융거래 시 가족에게 통보하거나, ATM 이용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서비스 제공과 다양한 신탁제도 개발 등 고령자를 위한 서비스나 상품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니어’ 소비자 모시는 카드사들

고령사회에 발맞춰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가운데, 카드사들은 시니어 소비자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이미 출시 혹은 준비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웰리치100골드(We’ll Rich 100 GOLD)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 카드는 시니어 소비자의 이용 빈도가 높은 업종에서 포인트 적립과 현금 캐쉬백 혜택을 준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니어 소비자 맞춤 적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쌓인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시니어 소비자의 이용빈도가 높은 병원, 약국, 대중교통, 대형할인점, 슈퍼마켓, 홈쇼핑, 주유소, 이동통신 등 시니어 맞춤 생활 분야에서 적립이 된다. 또 면세점, 여행사. 항공사와 해외결제 분야에서도 적립할 수 있다.

웰리치100골드카드는 웰리치라이프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공항라운지이용, 영화관, 카페 할인, 관광 상품 할인 등 혜택을 준다.

신한카드는 최근 고령사회에 맞춰 ‘부모안심서비스’를 출시했다. 부모의 신용정보 변동사항을 자녀에게 알려주고, 각종 피해에 대해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부모의 신용정보를 금융회사가 조회한다든가, 신용정보의 변동이 생겼을 때 자녀에게 알려준다.

신용조회 차단도 사전에 설정할 수 있다. 소비자는 서비스를 이용해 부모의 명의 도용 등으로 인한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다.

보이스피싱이나 카드 부정사용 등 각종 금융사기가 발생하면 금전 손실 보상과 소송비용 지원 서비스가 연 100만원까지 제공된다. 사망, 치명적 질병/상해, 자동차와 대중교통 사고, 주택 화재 등으로 부모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도 신한카드 채무액(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의 미상환 잔액)을 보상해 준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고장 수리 보상, 대중교통 상해보상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보상도 제공한다.

직계부모 1인은 월 7900원, 2인은 1만39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들에 대한 정보 제공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 출처=각 사

하나카드는 하나은행의 연금통장과 연계된 ‘연금하나카드’를 다음 달 출시할 예정이다.

연금하나카드는 연금통장을 개설하고, 노후를 준비하는 시니어들을 위한 카드다. 시니어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대중교통비와 의료비를 캐쉬백 해준다. 의료비는 1만원 이하의 소액의료비에 한해 혜택이 제공된다. 이 카드를 삼성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에 등록 후, 후불교통요금에 대한 캐쉬백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주유 분야에서도 5% 캐쉬백 혜택이 제공된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에서 5000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월을 돌려주는 혜택도 있다.

KB국민카드에는 ‘골든라이프 올림 카드’가 있다. 이 카드는 시니어 소비자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곳에서 2%적립 혜택과, 소비자가 선택한 곳에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골든라이프 올림 카드는 대중교통, 이동통신, 건강관리, 여행, 골프, 홈쇼핑 6개 영역에서 최대 2% 포인트리 적립 혜택을 준다. 카드 결제계좌를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 연금우대통장’으로 등록하면, 추가 적립혜택도 있다.

또 병원과 약국, 주유와 마트 중 하나를 선택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비스 선택은 월 단위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골든라이프 시리즈의 다른 카드 ‘KB국민 골든라이프 티타늄 카드’는 병원과 약국, 주유와 마트에서 모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카드는 숫자카드 세 번째 버전 ‘삼성카드 6 V3카드’를 선보여, 시니어 고객들을 위한 기본 서비스와 선택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카드 6 V3카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찾아낸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

이 카드는 주요 라이프스타일 5가지로 구분돼 있으며, 상품혜택을 고객 선호도가 높은 할인형으로 구성했다. 소비자가 선호 업종이나 혜택을 선택해 할인 받을 수 있는 선택형 서비스도 있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맹점은 병원·약국, 할인점, 주유, 홈쇼핑, 슈퍼마켓, 온라인쇼핑몰, 동물병원 등, 영화, 국내외 가맹점 등이 있다. 선택형 서비스는 커피전문점·편의점·택시·고속버스(철도) 중 원하는 업종 1가지를 선택하면 2,000원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선택형 서비스는 소비자가 월 단위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롯데카드도 진료비와 약값 부담이 큰 시니어 소비자를 위한 병원과 약국 할인 혜택을 담은 ‘아임 조이풀(I’m JOYFUL)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 카드는 병원과 약국 업종에서 결제 시 최대 10%의 청구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모든 주유소와 가스충전소, 편의점에서 할인 혜택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