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투자 수익에 대해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비과세 해외펀드가 대부분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펀드닥터 제로인에 따르면 유럽 시장 3개, 인도 시장 3개, 중국 시장 3개, 일본 시장 2개, 미국 시장 2개, 글로벌섹터 3개 등 글로벌시장에 투자한 비과세 해외펀드 16개의 최근 6개월~3년 수익률이 계속 하락 중이고, 운용자산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에 따르면 비과세 해외펀드 16의 운용자산은 지난 7월 24일 잔액 대비 1887억원이 감소했다. 이 중 가장 많은 자산이 감소한 펀드는 중국 시장 펀드로 3개월 만에 1096억원이 감소했고, 펀드 자산이 증가한 펀드는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으로 16개 펀드 중 유일하게 자산이 증가했다.

각 시장별 펀드 자산은 유럽펀드는 475억원 감소, 인도펀드 495억원 감소, 중국펀드 1096억원 감소, 일본펀드 270억원 감소, 글로벌섹터 펀드 530억원 감소, 미국펀드는 979억원이 증가해 전체 펀드자산 규모는 순감소 1887억원을 기록했다.

펀드유형별 성과에 따르면 10월 15일 기준 각 펀드 유형별 일반 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북미주식형 일반펀드의 1년 수익률은 7.64% 플러스 실적을 올리고 있고, 일본주식형 펀드는 3.65%, 글로벌섹터 펀드는 0.10%, 독일주식 펀드는 -12.32%, 유럽주식 펀드는 -7.17%, 인도주식 펀드는 -18.25%, 중국 주식펀드는 -18.05% 하락한 실적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16일~10월 15일까지 3개월 동안 일반 펀드자산의 증감현황을 보면 북미펀드는 +2324억, 독일펀드는 -74억, 일본펀드 -551억, 유럽펀드 -1089억, 인도펀드 -1686억, 중국펀드 -1조3270억원이 감소했다.

비과세 해외펀드의 펀드 자산 증감내용도 일반 펀드의 증감 추세와 비슷한 양상으로 증감 현상을 나타내며 움직인 것을 알 수 있다.

각 시장·섹터별 비과세 해외펀드를 구분해 자산의 증감 내용, 기간 운용수익률 등 운용현황을 세부적으로 안내한다.

♦유럽·독일 시장 비과세 해외펀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선진 유럽 시장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 갈등과 지정학적 우려 등으로 유럽 전역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변동성과 차익실현 매도가 확대됐고, 이 같은 변동성이 장기화 될수록 투자상품의 추가 실적 하락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독일 산업은 기술력이 높은 중소기업에 의한 근원적으로 펀더멘털이 매우 안정적인 구조의 선진 시장이다. 또한 독일 시장 펀드는 일반적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고 증시는 전체 유럽 시장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아,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은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어 향후에도 견조한 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시장 비과세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안정적인 펀드는 피델리티유럽증권펀드로 10월 15일 기준 실적이 다른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플러스 실적을 올리고 있어 선진국 시장펀드 중 시장 변동성 대비 하방 위험에 대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도 시장 비과세 해외펀드

인도펀드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당사국인 중국 다음으로 많이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시장의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자국의 산업은 견딜 수 있었으나 경제 발전의 많은 축이 수출 의존도가 높아 같은 파도의 격랑을 헤쳐나오지 못하는 형국이다.

인도 경제는 외적인 글로벌 변동성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자본이득세 도입 등 개혁정책이 상반기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며 인도 펀드의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인도 경제에 대한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인도 경제는 국민의 지지를 받는 모디노믹스 경제정책의 추진으로 세수확대, 지하경제 규제, 부가가치세 개선 등 경제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제도의 개혁을 추진 중이고 특히 정치적 리스크가 없는 시장 안정화로 장기 전망은 어둡지 않다.

♦중국 시장 비과세 해외펀드

중국 펀드는 여러 시장·섹터별 비과세 해외펀드의 수익률과 펀드 운용금액의 변화가 가장 많은 시장의 펀드다. 지난 7월 24일 기준 중국 시장에 투자한 펀드의 운용금액은 한화중국본토자펀드 3083억, 하나UBS China자펀드 685억, KTB중국1등주자펀드 3629억원 등 펀드자산 총규모가 739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현재 세 개 펀드자산 규모는 합계 6301억원으로 3개월 만에 1096억원이 순감소했다.

수익률 면에서는 6개월 수익률은 한화본토증자펀드가 지난 7월 대비 3.16%P↓, 하나UBS China자펀드 7.93%P↓, KTB중국1등주는 7.69%P↓ 등 모두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년 수익률도 각각 –14.78%, -16.12%, -8.47%를 기록하며 수익률 하락 추세가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3년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실적과 비교해 각각 59.53%P↓, 33.62%P↓, 20.05%P↓ 하락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근원적인 문제인 미중 간의 무역관세 갈등과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조기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

가오정지 한화자산운용 차이나에쿼티운용팀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의한 파장으로 현재 ‘한화중국본토증권자투자신탁’의 수익률은 하락하고 펀드 자산도 감소한 상황이다”며 “그러나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중국 거대 내수시장 소비주에 투자 ▲경기 둔화를 방어할 수 있는 대형주, 금융주, 보험주 편입 ▲IT·인프라 등 정책수혜주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중국 경제는 경기 하향세,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전체 경기는 둔화되고 있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내수시장을 활성화 하고 재정정책으로 인프라투자 확대·세금 감면정책 등으로 가처분소득이 증가한 가계의 지출을 증대시켜 내수 진작에 의한 경제 회생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한화중국본토펀드’는 지난 7,9월에 밸류에이션이 높은 주식의 비중은 줄이고 대형 금융주, 유틸리티주, 소비주와 우량 대기업주 위주로 리밸런싱을 실시해 장기적 소비증가와 정책 수혜주, 꾸준한 수익이 예상되는 내수 우량주 등에 의한 안정적인 실적 회복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 비과세 해외펀드

일본 시장에 투자한 비과세 해외펀드는 삼성일본중소형FOCUS펀드와 미래에셋아이와 일본밸류중소형자펀드 2개다. 선진국 시장인 일본 시장에 투자한 펀드는 타지역 시장에 투자한 펀드에 비해 수익률과 펀드 자산의 감소현상이 크지 않았다. 펀드 자산은 삼성펀드는 지난 7월 대비 83억원이 감소했고 미래에셋펀드는 187억원이 감소하며 시장 변동성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다만 최근 6개월 기간 운용수익률은 두 펀드 모두 –0.87%와 –4.52%를 기록하며 마이너스 실적으로 전환되어 향후 시장변동성에 따라 수익률이 더 악화될 수 있음을 추세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시장 비과세 해외펀드

16개 비과세 해외펀드의 운용자산 증감 현황을 보면 지난 7월 24일 이후 현재까지 약 3개월 동안 유럽, 인도, 중국, 글로벌섹터, 일본, 미국 등 지역 및 섹터 펀드 중 미국 시장 펀드 2 개만 운용자산이 증가하고 나머지 14개 시장의 펀드 운용자산은 모두 감소했다.

수익률 면에서도 미국 시장 펀드 2개와 유럽 시장 펀드 중 1개를 제외한 기타 시장에 투자한 13개 펀드가 최근 6개월 기간 운용수익률에서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비과세 해외펀드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으로 기조가 바뀌는 돌발적인 시장의 변동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소비위축과 투자부진 등에 의한 전 세계의 경기 둔화 때문이다.

데이비드 웡(David Wong) AB 주식부문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B미국그로스증권주식형펀드’의 피투자 펀드인 AB 아메리칸 성장형 포트폴리오는 순수하게 상향식 기준으로 미국 최고라고 판단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AB자산운용은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가장 높은 자산 수익률을 창출하고 재무구조가 튼튼하며 지배적인 프랜차이즈를 보유하고 있어서, 향후 5년 이상의 수익성 및 현금흐름을 예측하기가 쉽다. 그리고 미래의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성장을 위해 이익을 지속적으로 재투자함으로써 이미 높은 수익률에 복리 효과를 더할 수 있게 하는 기업을 ‘최고’로 정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기업들은 당사 포트폴리오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기술, 헬스케어, 임의 소비재의 3개 업종에 속해 있으며 당사는 산업재 및 소재 업종에서도 선별적으로 기회를 모색한다. 그러나 해당 업종 내에서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종목만을 선호한다. 최근 3년 및 5년간의 강력한 성과는 강한 성장세로 시장에 지속적인 긍정적 서프라이즈를 제공할 수 있었던 이러한 탁월한 기업에 기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섹터 비과세 해외펀드

글로벌섹터 펀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특화된 상품만 소비되는 특화 시장에 주목하고 전 세계 글로벌 투자자를 상대로 운용하는 펀드다.

이런 특성에 따라 글로벌 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가장 덜 받은 펀드들로 지난 7월의 펀드자산에서 -113억, -112억, -304억이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큰 동요는 없었다. 수익률 면에서도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펀드가 최근 6개월에 -4.48% 빠져 3개 상품 중 가장 실적이 저조하고,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와 피델리티월드Big4자펀드는 각각 -2.95%, -0.55% 하락하며 수익률 하방 흐름에 잘 대응했다.

글로벌섹터 펀드의 투자환경은 대내외 영업환경 변화, 전 세계 지역별 성장률 차이, 지역 간 편차 등 다양성이 있다. 또 브랜드 기업의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적인 경기 둔화, 지역 시장의 변동성과 섹타 변동성 등에 따른 투자위험성은 낮다. 반면 세계 시장에 부는 유행 및 고급 브랜드의 트렌드 변화 등과 같은 변동성에 노출되는 위험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