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최대 1000만원 할인.’ 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클릭해 봤을 법한 문구다. 다양한 옵션과 편의사양을 장착한 수입차를 국산차 가격과 맞먹는 수준에 구매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다. 이러한 문구는 수입차 할인 경쟁이 시작하면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들이 내세우는 할인 폭은 ‘최대’라는 명사를 수반한다. 즉 조건에 따라 1000만원이 500만원이 될 수 있고 더 낮아질 수 있다. 자동차 회사가 제시한 할인 가격에 차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조건은 여러 가지다. 대표적인 예가 브랜드 계열 여신금융회사 파이낸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제조사나 딜러사에서 제공하는 자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인폭을 늘려주는 조건이다. 할부나 리스는 이자 혜택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파이낸셜 서비스는 실제 할인 금액보다 오히려 카드사의 오토론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 불행하게도 그들은 이러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

구매유형에 따라 할인율도 달라진다. 대개 리스, 할부, 일시불 순으로 할인율이나 이자율이 높다. 이 역시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할인율은 할부가 더 높지만 막상 계산해보면 세금이나 각종 보험료 등 부대비용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흔치 않은 경우지만 재구매 고객에게만 할인해주는 일도 있다. A사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가 A사의 차량을 재구매할 때만 할인해주기도 한다. 중고차로 반납하는 ‘트레이드 인’을 계약 조건에 내걸어야 할인 폭을 키워주기도 한다. 특정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맺은 회사 직원에게만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할인을 받는다고 해도 차 구매에 따른 대가 지불 금액은 다를 수 있다. 할부가 대표적인 예다. 브랜드 캡티브사의 할부 금리를 보면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은 9.22%,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8.99%다. 이는 국산 자동차 할부와 리스 캐피털을 운영하는 A사의 금리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자동차 구매자의 신용등급이나 금융 컨디션에 따라 이자율은 더 오를 수도 있다.

회사가 제시하는 혜택 조건을 모두 만족할 때만 ‘최대’ 할인 폭에 맞춰 차를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조건처럼 최대 할인 혜택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할인받은 가격에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일정 조건의 가격 할인 혜택을 받았다 하더라도 회사는 추후 예대차익으로 할인 금액만큼 다시 찾아간다. 이처럼 금융기법이 발달하면서 소비자 눈을 가리는 판촉 상품들이 많다. 소비자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