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매출 중 LNG선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불과 4년 전보다 7배 이상 커진 비중이다. 해양부문 일감의 비중은 줄어들고, 그 자리를 LNG선이 메워가는 양상이다. 업계는 대우조선해양만의 특화된 LNG선박 제조능력과 전 세계적인 LNG수요 확대를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매출 비중 확대의 이유로 꼽는다.

그렇다면 LNG선으로의 매출 쏠림 현상이 최근 지속되는 현상은 대우조선해양에게 득일까 실일까. 18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높은 수익성을 가져올 수 있는 선종이 LNG선이라는점,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서 '초격차'전략을 더 공고히 펼쳐 확실하게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로 언급됐다.

▲ 대우조선해양 LNG운반선. 출처=대우조선해양

해양과 자리바꾼 LNG선 매출

대우조선해양은 15일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매출의 51%가 LNG선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매출 목표액으로 9조 9000억원을 잡았는데 LNG선에서만 약 5조 500억원의 매출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부문 중 생산설비부문 매출 21%와 시추선 매출 3%를 합한 24%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4년 전인 2014년과 비교해보면 LNG선 매출액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매출액 중 LNG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7%였다. 이 비중은 점차 늘어나 2015년 11%, 2016년 27%, 2017년 41%에 이어 올해 51%까지 증가했다.

해양부문 매출액은 정확히 LNG선 매출과 반대 흐름을 보였다. 2014년 전체 매출액 중 65%를 차지했던 해양부문 매출은 2015년 54%, 2016년 34%, 2017년 28%에이어 올해는 24%로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이후로 해양플랜트 신규 일감 발주가 줄어든 경향과 LNG수요가 늘어난 것이 전체적인 LNG선의 매출비중을 높인 것”이라고 말했다.

▲ 대우조선해양 선종별 매출 비중 추이. 출처=대우조선해양

LNG선 매출 비중 확대를 왜 긍정적으로 보나

업계가 대우조선해양의 LNG선 매출 비중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상선 중 LNG선이 가장 고부가가치 선박이기 때문이다. 통상 고부가가치 선박은 LNG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초대형컨테이너선 등이 꼽히는데 이 중 LNG선이 가격도 가장 높고 마진도 많이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번달 5일 기준으로 17만 4000㎥급 LNG선 1척의 가격은 1억 8200만달러로 나타났다. 18500TEU급 컨테이너선의 가격이 1억 4600만달러, VLCC의 가격이 9150만달러에 비해서 높다. 업계 관계자는 “상선 중 LNG선의 가격이 가장 높고 정확하게 몇 퍼센트의 마진을 남기는지는 공개하기 힘들지만 타 선종에 비해 마진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이유에서 조선사들이 LNG선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LNG선은 화물선 중 첨단 기술이 들어가 가장 고가기 때문에 조선사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표선종이다”면서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해 왔고, 화물창 기술도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기에 LNG선으로의 매출 집중 현상은 추후 비용절감과 기술축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이어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한 국내 선사들의 LNG선박 건조 기술력은 경쟁국인 중국, 일본보다도 월등한 수준에 있다"면서 "최근 중국서 제조한 LNG선박이 고장을 일으키는 사례도 있는 만큼 한국 조선사의 LNG선 건조 능력은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조선사가 LNG선 수주를 많이 하면 수익성 측면에서 좋은 것인데 대우조선해양은 특히 러시아 야말 LNG선을 일괄 수주해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수요가 뒷받침된 상태에서 LNG선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대우조선해양 LNG선 수주액, 점유율 추이 전망. 출처=신한금융투자, 클락슨

LNG선 독보적 기술력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전 세계 LNG운반선 수주잔량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으로 전 세계 LNG운반선 수주잔량은 대우조선해양이 39척, 32.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삼성중공업이 19척(15.7%), 현대중공업이 16척(13.2%), 현대삼호중공업이 8척(6.6%)으로 따라갔다.

대우조선해양이 전세계 LNG선 수주잔량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독보적 기술력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 천연가스 재액화장치(PRS)등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자랑한다.

FGSS기술은 연료 저장탱크에 저장된 LNG를 고압 처리해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로 차세대 선박인 ‘천연가스 추진 선박’의 핵심기술로 불린다. 대우조선해양은 2007년에 이 기술을 특허출원했고, 2013년에는 세계 최대 선박엔진 업체인 만디젤사와 기술과 특허를 공급하는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PRS는 LNG선이 경제속도로 운항할 때 화물창 내에서 발생하는 천연가스의 손실을 보존하는 장치다. 본래 기체인 천연가스는 액체상태로 바꿔 운송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기화 현상이 발생해 일부가 손실되는데 PRS로 손실을 막는다는 것이다. 기화된 천연가스를 모아 재액화해 화물창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PRS의 주된 역할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LNG화물창 ‘솔리더스(SOLIDUS)’도 기술력을 뽐낸다. 솔리더스는 2중 금속 방벽을 적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한 화물창으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차세대 멤브레인형 화물창이다.

솔리더스는 업계서 한계치라고 여기던 화물창의 일일 LNG증발률을 기존 0.07%에서 0.049%대로 낮춘 화물창이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이 차이는 17만㎥급 LNG운반선을 25년간 운행했을 때 총 125억원 상당의 LNG를 절약할 수 있는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화물창 원천기술을 보유한 프랑스GTT사에 척당 약 120억원의 기술로열티를 지불해 왔는데 솔리더스 화물창 적용은 로열티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각 야드의 효율성에 맞춰 공법도 개선할 수 있어 실제 건조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 세계 조선업 전문가들은 대우조선해양이 LNG 분야 기술을 선도하면서 가장 낮은 건조원가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선박 인도량을 경쟁 조선소들보다 먼저 늘리는 과정에서 건조원가를 낮게 확보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 대우조선해양 솔리더스 화물창. 출처=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 돌파한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구조조정을 포함함 자구안 이행으로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회사가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작지만 튼튼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경영정상화가 이제 어느정도 안정 궤도에 오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시장상황에 맞는 수주목표 설정과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나가겠다”면서 “전략 선종인 LNG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초대형컨테이너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LNG운반선은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와 LNG수요 증대로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락슨도 내년 LNG선 발주량을 39척에서 최근 61척으로 조정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LNG운반선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높은 수주점유율을 계속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17일 종가 기준 31700원으로 연중 최저점인 지난해 12월 27일 13800원보다 130%가량 상승했다. 업계는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 이행과 꾸준한 수주가 주가를 끌어 올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