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사카 여행과 관련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는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에 등장하는 '오너즈 부동산' 사장 오오카와(왼쪽)와 부장 마츠다. 출처= 유튜브 채널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관광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천연자원 연료가 생산되지 않는 나라에게 관광은 큰 가능성의 산업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효과적 수익원이 되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이웃나라 일본 혹은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경쟁력이 뒤쳐져 효율성도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장기 관점에서 우리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론이 한 가지 등장했다. 바로 온라인을 기반으로 송출되는 ‘영상 콘텐츠’다. 

암울한 현실 “쇼핑 말고 할 것이 없다”  

올해 국감에서는 최근 우리나라 관광산업 현황을 되짚어보는 시간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관광산업 현황을 예로 들면서 “일본·대만·홍콩·베트남·싱가포르 등 우리와 인접한 주변 국가들의 최근 4년간 입국자 수가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 외국인 관광객은 감소하거나 몇 년 째 제자리걸음”이라면서 “국내 관광수지는 2001년 이후 17년째 적자이며 특히 지난해 적자는 2016년 대비 2배가 넘는 137억달러(15조4536억원)로 연간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 2018년 8월 많은 적자를 기록한 여행 수지.출처= 한국은행

최근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하락세는 다른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8월 경상수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8월 여행수지는 15억4000만달러(약 1조7371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 7월 14만8000만달러(약 1조6694억원) 적자와 지난해 8월의 14억1000만달러(약 1조5904억원) 적자를 넘어섰다. 

일련의 흐름은 “지난 몇 년 동안 국내 관광업계는 쇼핑을 제외하면 관광객들이 여행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 많지 않거나 혹은 있어도 그에 대한 설명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돼왔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것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해석이다. 
 
왜 온라인 영상 콘텐츠 인가 

전통의 관광산업에서 활용해 온 기존의 마케팅 매체는 TV, 신문, 잡지, 팜플렛 등이 있었다. 물론 이들은 특유의 매스미디어 속성으로 그간 많은 효과를 거둬왔지만 미디어에 대한 수요 행태가 바뀌면서 전통 매체들의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천편일률적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 마케팅에 수요자들은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국내 앱 이용시간에서 1위를 차지한 유튜브. ▲ 출처= 와이즈앱

반면,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 유통에 기반한 영상 콘텐츠들은 개별 소비자들의 관심에 근거한 정보를 선별해 보여주고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 수요자들과 의사소통하면서 기존 미디어들이 따라할 수 없는 ‘재미’의 간극을 만들어냈다.    

세계 최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의 급격한 성장 궤적은 영상 콘텐츠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영상 콘텐츠 활용의 좋은 예  

온라인 플랫폼으로 송출되는 영상 콘텐츠들의 가능성은 현재 우리 관광업계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관광·여행 정보와 영상을 조합시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콘텐츠들은 여러 모로 업계에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일본 취업이나 일상생활 혹은 여행 정보에 대해 관심이 있는 한국인들을 위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은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를 개설했다.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일본 부동산 업체 ‘오너즈 부동산’의 오오카와 사장과 마츠다 부장 두 아저씨의 입담으로 소개하는 일본 문화와 여행·음식 그리고 숙박과 부동산 정보를 구독자들이 알기 쉽고 정확하게 설명해 인기를 얻으면서 채널을 운영한지 1년도 안 돼 6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의 인기로 실제 채널의 영상을 보고 오사카 여행이나 생활에 도움을 받는 한국인들이 늘어났다. 영상에서 소개된 오사카의 한 꼬치 튀김집은 오오카와 사장과 마츠다 부장의 추천 세트메뉴 한국어 메뉴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의 다양한 즐길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숙박 정보를 일본 여행객들에게 소개하는 일본인 여자 유튜버 ‘카오루’의 <카오루TV>도 최근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인기 있는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 한국의 부평 지하상가를 소개하는 <카오루TV>의 영상. 출처= 유튜브 채널 <카오루TV>

한국 유학경험이 있는 카오루 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우리나라 곳곳에 숨겨진 동네 맛집과 다양한 즐길거리들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소개한다. 카오루 씨는 솔직담백한 말투와 깔끔한 영상편집 그리고 한국인들의 웃음 포인트를 짚는 언어 구사 센스로 채널 개설 2년 만에 2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일본의 아이돌 그룹 AKB48 출신 인기 연예인 시마자키 하루카(島崎遥香)도 <카오루TV>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채널로 한국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일본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일본 직장인 아오키 에리(23) 씨는 “카오루TV를 보고 이대와 홍대에 직접 가보고 싶다고 생각이 들어 한국에 오게 됐다”면서 “카오루 씨는 신오오쿠보(일본의 한인타운)에서 파는 치즈닭갈비보다 본고장인 한국에서 파는 치즈 닭갈비가 더 맛있다고 했다. 꼭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인들의) 면세 쇼핑에 지나치게 많은 비중이 편중돼있는 와중에 지속된 침체기에 빠진 국내 관광업계가 장기 관점에서 지금의 분위기를 바꾸려면, 현재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들을 접목시켜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관광공사 한 관계자는 “꼭 쇼핑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여행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줄 수 있는 많은 즐거움들을 매력적으로 소개하는 다양한 콘텐츠 활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