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브레이크프럼플라스틱(Break Free From Plastic)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U.N.의 범정부 기후변화협의체(IPCC)가 지난 10월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구 온난화가 비참한 수준에 이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 각층에서의 신속하고 광범위하며 전례 없는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시급함을 강조했다.

지난 2016년 11월에 발표된 파리기후협약(미국은 지난 해 8월 탈퇴했지만)에 따라 각국은 203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 목표를 설정하고 그 이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기후 변화의 재앙을 막기 위해 2030년은 그다지 멀지 않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플라스틱 없애기 운동인 브레이크프럼플라스틱(Break Free From Plastic, BFFP)은 지난 주 6개 대륙, 42개국에서 239회에 걸쳐 진행한 ‘정화 활동 및 기업 실태 조사’(Cleanup and Brand Audit) 결과, 코카콜라, 펩시코, 네슬레가 전 세계 바다와 수로를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BFPP는 그린피스를 포함, 전 세계 1300여 개 단체가 합류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축소와 플라스틱 오염 위기에 대한 장기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회 운동이며, 기업 실태 조사(Brand Audit)는 정화 활동으로 수거한 쓰레기의 종류와 양을 분석해 폐기물과 재활용 불가능한 제품을 어느 기업이 얼마나 배출하는지 조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1만명에 가까운 자원활동가가 18만 7000여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수천 개 브랜드가 바다와 수로를 오염시키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코카콜라에 이어 펩시콜라, 네슬레, 프랑스의 다국적 식음료 기업 다농(Danone), 미국 제과 공룡몬데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1), P&G, 유니레버, 이탈리아 제과 기업 퍼페티 반 멜레(Perfetti Van Melle), 미국의 초콜릿 마르스(Mars), 치약 및 세정제 회사 콜게이트-팜올리브 (Colgate-Palmolive) 순으로 가장 많은 쓰레기가 발견됐다. 이 순위는 전체 42개국 중 10개국 이상에서 발견된 브랜드만 포함했다. 

이와 같이 글로벌 기업들이 지구 환경 피해의 주범으로 간주되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은 기후 변화와 환경 보호에 대처하기 위한 모범적 사례를 보여주기도 한다.

CNN이 기업 투명성 촉진단체 CDP, 여론 컨설팅 기관 글로브스캔(GlobeScan), 싱크탱크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의 보고서에 따라 기후 변화와 싸우는 글로벌 회사들의 활동을 보도했다.

유니레버

글로브스캔과 서스테이너빌러티의 전문가 보고서에 따르면, 유니레버(Unilever)는 환경 지속성을 위해 앞장서는 글로벌 리더 중 하나다.

도브(Dove), 바셀린(Vaseline) 립턴(Lipton)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유니레버는 2020년까지 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농산물을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작물에서 조달할 것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농가들과 협력해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또 2025년까지 영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을 없애기로 공약했다.

유니레버는 2030년까지 탄소를 감소시키는(carbon positive) 회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화석 연료의 사용을 없애고 재생 에너지의 소비보다 생산을 더 많이 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글로브스캔의 크리스 쿨터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유니레버는 다각적인 방식으로 최고 수준의 전략적인 계획을 수립했으며, 그들의 야심 찬 계획은 포장, 화학품 생산, 식품 생산 등 그들의 필수 사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레버는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압박감을 잘 알고 있다. 올해 초, 이 회사는 플라스틱 없애기 운동인 브레이크프럼플라스틱(Break Free From Plastic)으로부터의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 플라스틱 오염에 가장 책임 있는 회사 중 하나로 선정됐다. 회사는 플라스틱 폐기물이라는 도전 과제에 “보다 더 빨리, 보다 더 장기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파타고니아

아웃도어 의류 회사 파타고니아(Patagonia)도 환경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파도 타기하는 사람들(surfer)과 암벽 등반가들이 만든 캘리포니아의 파타고니아는 폴리에스터, 나일론, 양모 등 유기농 면직물(organic cotton)과 재활용 직물을 사용해 옷을 만든다.

이 회사는 고객들이 자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꺼리게 만드는 "이 재킷을 사지 마십시오"라는 캠페인을 벌이며 언론의 헤드 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파타고니아는 판매액의 1%를 자연 환경 보전과 복원에 기부할 것을 선언했다.

이 회사는 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만 부여되는 'B Corporation' 인증을 받은 기업이다. ‘B Corporation’ 인증 회사는, 회사의 결정이 근로자, 고객, 공급 업체, 지역 사회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법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의무로 삼는다.

네슬레

네슬레는 이전에 산림이었던 땅을 야자 밭으로 만들어 야자 기름을 생산해 왔다는 비난을 받은 후, 공급망을 단속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100% 출처가 확인된 팜 오일만을 사용하고,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 공급 처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기로 약속했다. 회사는 또 공급처들이 삼림 벌채를 하는지 인공위성을 통해 감시할 것이다.

글로브스캔의 쿨터 공동 CEO는 "규모가 큰 글로벌 식품 회사가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한다면 환경 문제의 관리와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케아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는 17억 유로(2조 6천억원)를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또 416개의 풍력 터빈을 건설할 계획이며 이미 이케아 본사 건물에 75만 개의 태양열 패널을 설치했다.

이케아는 또 2020년까지 매장과 식당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2020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재생 가능 및 재활용 재료만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회사는 또 2025년까지 가정 배달용 차량을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차량으로 전면 교체할 예정이다.

테슬라

테슬라는 "세계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가속화하는 것이 회사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이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는 모든 공급 업체에 적용하는 행동 강령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는 환경에 대한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약, 모든 폐기물에 대한 책임 있는 관리, 물과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테슬라의 엘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10월 초 IPCC의 보고서야말로 태양열 전기로 가동되는 자동차의 출현을 빨리 앞당기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상기시켜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지구의 환경 보호에 여러 가지 목표를 제시하며 칭찬을 받는 다른 회사와는 달리, 테슬라는 회사의 환경 보호 프로젝트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는다.

글로브스캔의 쿨터 공동 CEO는 "테슬라라는 회사와 그의 전략은 워낙 베일에 가려있어 그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화석 연료 산업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목표를 가진 회사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