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금융당국의 온라인펀드 활성화를 위한 노력으로 비대면 채널 온라인펀드 판매가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낮은 수수료·간편한 가입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펀드 설정원본 규모가 8조7000억원을 상회하며 전년말 대비 43% 증가했다. 전체 공모 펀드 대비 온라인펀드 비중도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펀드 설정액과 계좌 수 추이, 공모펀드 대비 온라인펀드 비중.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온라인펀드는 비교적 낮은 수수료와 쉬운 접근성으로 투자자들에게 비대면으로 펀드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펀드가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펀드보다 판매수수료와 보수 등이 약 45% 저렴하다.

2014년 4월 온라인펀드 슈퍼마켓이 도입된 후 온라인펀드 규모가 소폭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2016년도까지 설정액이 약 3조원대에 머물며 정체상태를 유지하다 2017년 이후부터 온라인펀드의 설정액과 계좌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지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9월말 온라인펀드 설정액과 계좌 수는 각각 8조7000억원과 2만1271개로 2016년말 대비 각각 두 배이상 성장했다"며 "최근 온라인펀드의 급격한 성장은 펀드슈퍼마켓 도입과 금융당국의 온라인펀드 활성화 정책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온라인펀드 판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에게 온라인펀드 상품 선택권을 확대했다.

활성화 방안으로 인해 신규펀드를 오프라인에서 창구판매용으로 판매 시 반드시 온라인채널에서도 비슷한 온라인전용상품을 출시하게 됐다. 또 펀드슈퍼마켓에서 취급하는 펀드의 수를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고 저렴하게 투자자들에게 공급하도록 했으며, 온라인펀드 비교공시 사이트를 개설해 투자자들이 쉽게 다양한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펀드슈퍼마켓 시장점유율 10%로 성장

이로 인해 단기간 온라인펀드는 공모펀드 대비 3.9%를 차지하며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펀드 판매채널은 주로 은행과 증권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편이며 펀드슈퍼마켓도 1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판매채널 비중별로 은행업의 비중이 59%, 증권업이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계열사 판매 비중이 높다.

온라인펀드 판매채널별 비중 추이.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장 연구원은 "고객들이 주거래 은행과 증권의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펀드가입을 손쉽게 할 수 있어 은행과 증권 판매채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9월말 기준 온라인펀드는 총 52개사가 판매하고 있으며, 주식형상품의 비중이 40%, 파생형과 혼합형이 각각 26%, 10%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펀드슈퍼마켓은 다양한 상품을 한번에 검색할 수 있으나 고객들이 오프라인에서 펀드 구매 경험이 있을 시 같은 판매사의 온라인 창구를 이용하는 성향으로 은행과 증권보다는 시장 점유율이 낮다. 또한 다양한 펀드 판매 채널에서 수수료 인하와 이벤트 등 판매채널의 과열 경쟁 영향으로 온라인펀드 슈퍼마켓의 시장점유율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었다.

미국 등 선진국 다양한 판매채널 확보

국내 온라인펀드 판매채널은 특정 판매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나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온라인펀드의 판매채널이 보다 다양하다. 국내는 온라인펀드플랫폼으로 펀드슈퍼마켓이 유일하나 미국은 온라인펀드플랫폼이 다수 존재한다. 또 미국이나 영국의 펀드슈퍼마켓은 특정 금융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지배구조로 펀드 상품과 정보를 제공함에 따라 객관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장 연구원은 "향후 온라인펀드는 펀드 선택권 확대와 낮은 수수료, 가입의 간편성 등 장점이 부각될 경우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펀드슈퍼마켓은 자문서비스와 연금저축상품 가입 등 상품을 다양화할 경우 판매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공모펀드 대비 온라인펀드 비중이 약 3.9%로 낮은 것 역시 향후 성장 잠재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