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SK바이오팜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새로운 약물구조 설계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 차세대 신약개발 체계를 갖췄다.

SK바이오팜은 15일 AI에 기반을 둔 ‘약물설계(Drug Design) 플랫폼’ 개발은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플랫폼은 SK바이오팜이 지난 20여년 동안 쌓아온 중추신경계 특화 연구 데이터와 연구원들의 경험에 기반을 두고 학습하는 AI신약개발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SK C&C와 협업으로 완성했다.

업계에 따르면 AI신약개발 기술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는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고 실패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제약사와 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AI신약개발은 대개 후보물질을 찾거나 약물특성을 예측하는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약물설계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SK바이오팜의 AI약물설계 플랫폼은 약물특성예측, 약물설계에 특화한 AI모델, 화합물 데이터 보관소, AI모델 보관소로 구성된다.

AI모델은 SK C&C의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법으로 개발됐다. 이는 화합물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ADMET) 프로파일과 약물작용 기전을 확인할 수 있는 약물특성예측 모델에 더해 예측 결과를 활용해 데이터에서 약물의 숨겨진 패턴과 속성을 파악해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제안하는 약물설계 모델로 이뤄졌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약물특성 예측 시스템은 활성화돼 있으나, 이를 넘어 물질특허까지 가능한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하는 시스템은 SK바이오팜의 약물설계 플랫폼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화합물 데이터 보관소는 화합물의 실험 정보와 특허 정보를 포함한 내‧외부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AI모델의 학습데이터로 가공해 연구원들이 검색, 활용 가능하도록 구축한 것이다. 화합물 데이터 보관소에서 연구원들에게 제공되는 최신 학습 데이터는 AI모델 보관소에 탑재돼 이 모델의 기능을 높인다.

SK바이오팜 연구원들은 AI약물설계 플랫폼과 함께 신약 연구개발 통합시스템인 SKBP 디스커버리 포털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탐색, 설계하고 이에 대한 연구가설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맹철영 SK바이오팜 디지털헬스케어 TF팀 상무는 “이번에 개발된 AI플랫폼은 예측 단계에 머물던 기존 모델을 설계까지 가능하도록 만든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차세대 신약개발의 장을 연 것이다”면서 “이를 통해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프로세스를 가속화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환 SK C&C 플랫폼&Tech1 그룹장은 “약물설계 플랫폼을 새로 열면서 SK바이오팜 연구원들의 신약 개발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SK C&C의 인공지능 서비스인 에이브릴(Aibril)이 국내 제약 산업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과 SK C&C는 이후 국내 제약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을 공유 인프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