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우리나라 유통 대기업들의 경쟁력은 미국, 일본, 중국의 유통 기업들에 비해 뒤처지고 있으며 이러한 간극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4일 한국, 중국, 미국, 일본 유통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성장성 측면에서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중국 34.7%, 일본 7.5%, 미국 5.5%, 한국 –0.9%를 기록했고 수익성 측면에서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중국 47.5%, 일본 3.6%, 미국 0.3%, 한국 –8.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규모 점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주요 국(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유통 대기업 3사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중국>일본>미국>한국 순서로 나타났다. 

중국 유통 대기업 3사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34.7%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고, 일본과 미국은 각각 7.5%, 5.5%의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은 -0.9%로 비교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성장세가 하락했다. 

특히 2012년에서 2017년까지 성장성 격차로 인해 중국, 일본, 미국, 한국의 유통 대기업 외연은 극명하게 달라졌다.  

▲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중국 유통 대기업 3사의 매출액은 2012년 1595억위안(약 26조1452억원)에서 2017년 7078억위안(약 116조225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하면서 외연이 빠르게 확장됐다. 같은 기간  일본의 유통 대기업은 9조6000억엔(약 96조8630억원)에서 13조8000억엔(약 139조2406억원)으로 1.4배, 미국의 유통 대기업은 6067억달러(약 687조원)에서 7928억달러(898조원)으로 1.3배 성장했다. 반면 한국의 유통 대기업 3사의 매출액은 41조5000억원에서 39조8000억원으로 외형 규모가 축소됐다.

같은 기간의 영업이익도 비슷한 영상을 보였다. 2012년에서 2017년까지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유통 대기업 3사 연평균 영업이익률 증가율은 중국>일본>미국>한국 순서로 나타났다. 중국 유통 대기업의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47.5%, 일본과 미국은 각각 3.6%, 0.3%로 나타났다. 한국은 -8.6%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일련의 결과에 대해 한경연은 “중국의 유통 대기업 경쟁력은 날고 있고 일본과 미국이 뛰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한다면, 우리나라는 유통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2012년 이후부터 점점 경쟁력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점포에 대한 진입과 영업규제가 없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인터넷플러스’ 정책 수립(ICT와 전통산업의 융합) 이후 유통의 전자상거래화를 유도하는 등 유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1997년 미국이 일본정부의 유통규제를 대상으로 WTO에 제소한 것을 계기로 2000년 ‘대점입지법(The Large Store Location Law)’ 이 제정되면서, 영업과 진입규제가 사실상 폐지됐다. 그러나 한국은 2012년 이후 대규모점포에 대한 영업과 진입규제가 강화됐고, 최근에는 복합쇼핑몰 영업규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통합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한경연 유환익 상무는 “2012년 이후 우리나라는 소위 말하는 ‘갑을 프레임’에 갇혀 규제 일변도의 유통산업 정책에 머무르고 있었고 이는 국내 유통기업들의 경쟁력을 훼손하면서 유통산업은 침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라면서 “지금이라고 정부는 일자리 창출의 보고(寶庫)인 유통산업이 규제가 아닌 성장과 육성의 대상임을 인식하고 국내 유통기업들이 글로벌 유통기업들과 경쟁해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