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한국 제조업체의 72.5%가 한국경제가 현재 중장기 하향세에 있다고 답했다. 또 62%는 올해 목표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발표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조사’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체 10곳 중 7곳은 올해 한국경제가 중장기 하향세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 추이.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주력산업 침체 장기화...실적도 연초 목표 미달 예상

기업들이 중장기 하향세라고 응답한 이유는 주력산업 침체 장기화(44.1%), 기업규모에 따른 수익성 양극화(24.8%)등이 꼽혔다.

또 국내기업의 62%는 ‘연초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 미달’이라고 답했다. 목표치 근접 혹은 달성 가능 응답은 36.1%, 초과달성 예상은 1.9%로 나타났다. 목표치 미달 예상의 가장 큰 이유로는 내수시장 둔화(79.3%)가 꼽혔고, 고용환경 변화(36.6%), 미중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13.2%), 환율 변동성(12.6%), 기업 관련 정부규제(12.5%)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경기체감이 단기적 위축보다 구조적으로 중장기적 생산성 하락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는 단기 처방보다는 장기 안목을 갖고 기업의 자유로운 사업 도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혁신하는 등 구조적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도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7% 감소하는 등 경제, 산업 전반의 성장 역량이 약화돼 있다”면서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규제혁파를 통한 신산업 육성 등 근본 처방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4분기 제조업체 BSI도 하락

4분기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 전망도 3분기에 비해 나빠졌다. 대한상의가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4분기 BSI는 75로 3분기 87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대한상의 기업경기전망지수가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전반기까지 회복을 보이던 기업체감경기가 하반기 들어 빠르게 위축되는 모양새”라면서 “미중무역분쟁 심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내수침체 장기화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BSI낙폭은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을 가리지 않았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4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87로 직전 분기보다 6포인트 떨어졌고, 내수부문은 72로 직전 분기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K-뷰티, K-의료 등 한류산업을 이끄는 화장품(108), 의료정밀기기(102)만이 기준치인 100을 상회했고 자동차·부품(66), 기계(69), 철강(70), 조선·부품(70), 목재·종이(70), IT·가전(73), 정유·석화(74), 섬유·의류(74)순으로 기존 주력산업들이 대부분 최하위권에 자리했다.

지역별로는 전남(100), 강원(100)만이 기준치 수준이었고 모든 지역이 기준치 미달이었다. 경남(60), 경북(67), 경기(68), 충북(68), 대구(71), 광주(77), 울산(77), 전북(80), 서울(81), 충남(81), 인천(84), 부산(85), 대전(93), 제주(95)순으로 체감경기가 안 좋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대한상의가 9월 10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제조업체 2200여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