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서울 항공기 '에어버스 A321(HL8255)'. 사진=에어서울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에어서울이 출항 2주년을 맞이했다. 최근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다만 고유가로 인해 실적개선이 어려운 데다 유사시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 지원도 어렵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노선 대부분이 일본 노선인 만큼 노선 다각화가 시급하다는 업계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지난 7일 출범 2주년을 맞이했다. 에어서울은 2016년 일본 3개 노선과 동남아 지역 6개 노선 등 9개 노선에 3대의 항공기를 투입하며 출범을 알렸다. 2016년 7월 11일 김포발 제주행 RS9581편으로 첫 비행을 시작한 에어서울은 2년이 지난 현재 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노선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19개로 늘렸다.

그간 에어서울은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와 비교해 넓은 좌석을 자랑하는 항공사로 알려져 왔다. 에어서울 항공기의 앞뒤 좌석 간격은 평균 31~32인치다. 국내 LCC 중 가장 넓다. 지난해 도입한 가장 젊은 기체인 HL7212만이 220좌석 배치로 앞뒤 좌석 간격이 29인치다. 

에어서울 항공기는 평균기령이 4.9년으로 매우 젊다. 다른 국내 LCC 항공사의 항공기는 평균 11.5년의 나이로 에어서울이 6년 정도 더 젊다. 신규 항공기의 임차료는 9년 이상 된 항공기보다 월간 약 15만 달러 높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는 손해이지만, 이 또한 ‘싼 가격에 좋은 비행기를 타게 한다’는 에어서울의 차별화 방침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어서울 항공기는 공짜 항공권 정책과 민트패스(일정 금액을 내고 원하는 노선을 골라 수차례 여행이 가능하도록 한 프로모션)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두 정책은 소비자 관점에서 최소한의 항공료와 유류할증료, 제세공과금만 내면 비행기를 탈 수 있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 손해를 감수하며 추진하는 프로모션이라 실적 개선에 좋지 않다.

에어서울의 성적표를 보면 지난해 매출은 1083억원으로 전년(168억원) 대비 542.67% 급증했으나 약 2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매출 560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탑승률이 큰폭으로 개선된 것도 있지만 민트패스 프로모션 효과가 컸다. 2분기에는 고유가 영향을 받아 매출 484억원,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고유가와 태풍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 지속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MOPS) 스프레드. 자료=플랫츠

실적 개선 지속 기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전략을 쉽게 펼칠 수 없다. 에어서울의 성장을 위한 사업전략에는 반드시 재무관리 전략이 동반해야 한다. 재무관리가 부재한 성장전략은 과도한 재무부담으로 발목 잡히게 된다. 외생변수와 이벤트 리스크에 민감한 항공운업산업에서 실적 변동을 대비한 철저한 위험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최근 필리핀의 저비용항공사인 팬퍼시픽항공의 자금문제로 성수기 세부 항공편 중단 위기까지 놓이기도 했다. 여행사가 선지급금을 내면서 운항은 재개됐으나 항공사의 재무안정성 악화가 항공 서비스 중단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2019년 회계기준이 변경되면(IFRS 16 Lease) 운용리스로 도입된 항공기가 재무제표에 자산과 부채로 반영된다. 그동안 부외항목으로 드러나지 않던 항공기 임차료가 재무부담으로 드러날 수 있다. 운용리스를 통한 재무부담 완화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다.

업계는 에어서울이 노선 다변화가 시급하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에어서울은 국내 노선을 운영하지 않고 국제선만 운영하고 있는데, 대부분 인천에서 출발하는 일본 노선이다. 에어서울은 일본 동경,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12개 일본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다음 달 일본 삿포로(치토세)에 신규 취항, 13번째 일본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만약 일본에 태풍이 상륙한다면 대부분 노선이 결항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보니 회사는 자연재해 등 일본 내 상황이 걸림돌로 작용한다. 내년부터 신규 LCC가 진입하게 되면 기존 일본 노선에서 과당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애초 정해진 노선만 고집하기에 성장과 수익을 보장받기 어렵다. 국내 LCC는 국내선 수요기반이 작고 항공자유화 협정 수준도 낮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단거리 노선 출국수요 성장에 기대고 있다. 다만 항공자유화가 점차 확대될 여력이 있다는 점은 기회요인이다.

김봉균 한국기술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항공자유화는 글로벌 트렌드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면서 “후발주자 LCC가 슬롯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기회를 잡기 위해선 중장거리 노선 개발과 기재확충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시장이 성숙해가면서 새로운 사업모델로 저비용 장거리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 항공자유화 협정 체결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항공시장 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