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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와인만 있는 게 아니다? 감·복숭아 등 지역특산물로 만든 이색와인
박성은 기자  |  parkse@econovill.com  |  승인 2018.10.14  14:24:35

[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일반적으로 와인(Wine)은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알코올음료라는 의미다. 와인으로 유명한 주산지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칠레, 아르헨티나, 미국 등이 떠오를 텐데, 우리나라에서도 충청북도 영동과 경상북도 김천, 영천 등 포도 주산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포도로 만든 와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의외로 국내에 지역 특산물로 만든 ‘이색 와인’들이 꽤 많다. 포도로 만든 와인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사과와 복숭아, 감 등 포도가 아닌 다른 농산물로 만든 이색 와인을 한번쯤 맛보는 건 어떨까?

   
▲ 씨 없는 청도반시가 주 원료인 청도 감 와인. 출처=청도감와인(주)

항산화물질 탄닌이 풍부한 감 와인
경상북도 청도의 특산물인 청도반시로 만든 감 와인 ‘감그린’은 세계 최초의 감 와인으로 알려졌다. 청도반시는 씨가 없으면서 당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청도 감을 선별과 파쇄, 발효, 숙성 등의 과정을 통해 감 와인으로 만들어내는데, 별도의 주정을 넣지 않고 특수 효모로 발효해 15도 이하의 온도가 유지되는 와인터널에서 2년 이상 숙성시킨다.

종류는 숙성에 따라 레귤러와 스페셜, 아이스와인이 있다. 특히 아이스와인의 제조과정은 좀 더 복잡하고 어렵다. 감으로 만든 아이스와인은 감 나뭇가지에서 초겨울까지 홍시가 된 감으로 만드는데, 영하 20℃에서 2년간 얼리고 여기에 효모를 첨가해 정제 숙성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화이트와인이지만 레드와인처럼 약간의 떫은맛이 있다. 감에 많이 들어있는 탄닌(Tannin) 성분 때문이다. 탄닌은 대표적인 항산화물질로 꼽히는데, 청도 감 와인은 일반 포도와인보다 탄닌 성분이 20배 이상 많다.

청도감와인(주)의 김재춘 과장은 “감 와인은 특유의 황금빛으로 화이트와인과 비슷한 색상이면서 맛은 레드와인처럼 드라이하다”며 “3년 전부터 온라인 판매를 개시했는데, 선물용 수요가 많은 편이고 섬세한 아로마 부케향의 스페셜 세트가 가장 인기가 좋다. 현재 당분을 전혀 첨가하지 않은 무가당 감와인도 개발 중에 있다”고 전했다. 

   
▲ 아이비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하는 벌꿀로 만든 와인, 허니비. 출처=아이비영농조합

프로포즈에 어울리는 벌꿀 와인
꿀로 만든 와인도 있다. 경기도 양평의 아이비영농조합에서 만든 ‘허니비 와인’이라는 것인데, 국내 최초의 벌꿀와인이다. 농가들이 직접 채집한 아카시아 꿀에 약간의 잡화 꿀과 양평의 맑은 물을 함께 발효시켜 만든 와인이다. 국내에서는 벌꿀와인이 생소할 것이다. 그러나 포도가 나지 않는 영국과 북유럽을 중심으로 ‘미드(Mead)’라는 꿀로 만든 와인이 오래전부터 인기다.

아이비영농조합은 꿀 와인을 만들기 위해 약 열흘간 발효를 거쳐 저온창고에서 6개월 정도 보관했다가 판매하고 있다. 산뜻한 단맛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매력으로, 500㎖ 와인 한 병에 벌꿀 함량은 40%나 된다. 특히 매운 음식과 궁합이 잘 맞다. 지난 2015년 세계 3대 주류품평회 중 하나인 벨기에 몽드셀렉션에서 금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을 정도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이 평가받은 와인이다.

양경열 아이비영농조합 대표는 “우리 꿀 와인의 주 소비층은 와인의 달콤한 맛을 선호하는 여성들이며, 선물용이나 프로포즈용 수요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꿀 와인 기술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을 통해 이전 받았으며, 현재 꿀 와인으로 농가당 평균 50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 경북 영천 고도리 와이너리의 복숭아 아이스와인. 친환경 복숭아로 만든 와인제품이다. 출처=고도리와이너리

고도리? 화투놀이가 아닌 북숭아 와인 주산지
고도리 와인? 처음에는 솔직히 이름 때문에 좀 웃겼다. 고도리하면 보통 화투놀이의 그 고도리를 떠오르니까. 그런데 알고 보니 화투놀이의 고도리가 아니었다. 고도리는 포도뿐만 아니라 복숭아도 활발히 생산하는 경상북도 영천의 지역 지명이다. 영천에만 40여개 이상의 와이너리가 있다고 한다. 이 중 고도리 와이너리에서 제조한 ‘고도리 복숭아 아이스와인’은 영천의 고도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친환경 복숭아만으로 발효시켜 만든 제품이다.

고도리 복숭아 아이스와인은 햇복숭아를 영하 10도에서 약 20일간 냉동 숙성해 만든다. 때문에 복숭아의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복숭아의 은은한 향은 덤이다. 이러한 고도리 복숭아 아이스와인만의 개성과 풍미 때문에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다. 또한 고도리 복숭아 아이스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6.5도로 일반 와인(평균 10~12.5%)보다 낮아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2013년에 처음으로 시장에 출시한 고도리 복숭아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10도로 높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복숭아 특유의 달콤한 향 때문에 디저트 와인으로 적당하다. 케이크나 과일, 초콜릿 등과 함께 즐기면 좋다는게 고도리 와이너리 관계자의 설명이다.

   
▲ 오크통 대신 전통장독으로 발효한 한국애플리즈의 사과와인. 출처=한국애플리즈

전통 장독에서 발효시킨 사과와인
가을철 수확이 한창인 사과로 만든 와인이 있다? 사과와인, 좀 생소하다. 그런데 한국애플리즈라는 업체가 제조한 사과와인 ‘한스오차드’는 수출까지 되고 있다. 경상북도 의성의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한국애플리즈의 사과와인은 와인을 제조할 때 쓰는 오크통(oak)이 아닌 우리의 전통 장독을 통해 7년 이상 발효시킨 점이 독특하다. 오크통이 아닌 장독에서 발효돼 나무 특유의 향은 거의 없으면서도 사과의 상큼하면서도 향긋한 향을 그대로 유지했다.

보통 서양 와인은 오크통에 숙성시키면 오크 특유의 향이 술에 스며들어 씁쓸하면서도 떫은맛이 술맛을 풍성하게 해주지만, 원재료의 맛은 상대적으로 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옹기는 오크와 달리 향이 없기 때문에 원재료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는게 한국애플리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한국의 전통옹기에서 만든 사과와인이라는 독특한 개성 덕분에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뉴질랜드 등 10여 개국에 꾸준히 수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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