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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이슈메이커 '쿠팡'에 대한 담론매년 연말 망할거라고 지목받지만, 그럼에도 굳건하게 ‘마이 웨이’ 왜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8.10.12  14:10:16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2015년 이후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매년 4월 혹은 연말이 가까워지는 시기에 ‘이 업체’에 대한 걱정이 꼭 나온다. “누적된 적자를 견디지 못해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등.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일련의 걱정대로였다면 이 업체는 적어도 지난해나 올해쯤 ‘망했어야’ 하지만 꿋꿋하게 명맥을 유지하며 여전히 업계 이슈메이커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업체만큼 외부와 내부의 시선이 다른 곳도 없다. 문제의 ‘이 업체’는 한국의 ‘아마존’을 외치는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다.

 

영업손실만 놓고 본다면 

기업의 상태를 평가하는 수많은 요소들 중에서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수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회사의 손에 마지막으로 남은 순수한 수익과 직결돼 있기에 더 중요하게 평가되는 요소다. 다른 모든 요소를 배제하고 쿠팡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계속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영업이익(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영업손실)이다. 쿠팡의 영업 손실은 그야말로 다른 업체들과 ‘경쟁이 불가능할’ 정도로 늘었다. 2014년 1215억원이었던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52억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6388억원까지 늘었다. 모든 회사의 영업이익은 가능하면 적을수록 그리고 플러스(+) 수치일수록 좋은 것이 맞다. 이것을 고려하면 업계에서 쿠팡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당연하다.

이 손실의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한국의 아마존’을 목표로 하는 쿠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물류 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다.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쿠팡의 물류 사업은 쿠팡이 지난 2~3년 내에 고객 인지도를 올리고 급격한 성장을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물류센터, 배송차량 등 인프라 구축과 유지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에 반해 수익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이는 고스란히 누적돼 쿠팡의 영업손실에 반영됐다. 물류 업무를 전문 업체에게 맡기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모객을 위한 할인 쿠폰 발행 등으로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당한다면 쿠팡은 여기에 물류 운영의 손해까지 더해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 쿠팡 덕평 물류센터. 출처= 쿠팡

그런데 쿠팡은 살아남았다 

쿠팡은 2014년 5월 글로벌 벤처캐피탈 업체 세콰이어 캐피탈로부터 1억달러(약1136억원), 12월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으로부터 3억달러(3408억원) 그리고 2015년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1조1358억원)까지 총 3곳으로부터 약 14억달러(약 1조5901억원)를 투자받았다. 분명 적은 돈이 아니지만 단순 계산으로 이 투자금은 지난 3년 쿠팡의 영업손실로 거의 소진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쿠팡은 이처럼 불안해 보이는 상황 가운데서 꿋꿋하게 버텨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법인의 증자로 약 5100억원의 자금을 한국 법인으로 들여와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났다. 물론 쿠팡의 미국 법인이 정확하게 어떤 방법으로 이 자금을 모았는지는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투자이기에 문제될 소지는 없다. 

마이웨이, 그리고 

일련의 불안 요소에도 쿠팡은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조금도 바꾸지 않았다. 물류에 대한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이를테면 지난 8월에는 쿠팡맨(로켓배송 배송 직원들)들의 업무상 편의를 위해 배송 차량을 자동변속 기어 차량으로 바꾸는가 하면, 올해 연말까지 1000명의 쿠팡맨을 채용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런가 하면 아마존의 일반인 도보배송 서비스 ‘아마존 플렉스’를 벤치마킹한 ‘쿠팡플렉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일련의 행보로 볼 때 물류 인프라 직접투자에 대한 쿠팡의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 

   
▲ 쿠팡의 새로운 실험 '쿠팡플렉스'. 출처= 쿠팡

여기에 더해 쿠팡은 한 가지의 변화를 시도한다. 쿠팡은 그간 낮은 수익성으로 지적받아 온 물류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여지’들을 만들어 둔다. 물류센터 운영을 맡는 자회사 CFS(Coupang Fulfillment Services)를 운영하는가 하면 5월 설립한 직접 물류 자회사 CLS(Coupang Logistics Services)로 지난 9월 택배사업 운영 허가를 받았다. 조건상으로는 쿠팡도 다른 물류 전문업체들처럼 3PL(3자 물류, 물류대행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둔 셈이다. 여러 경로의 소식에 따르면 쿠팡은 내부의 물류 인력들을 CLS로 배치하고 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쿠팡이 당장 물류대행 업무를 수행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추후에 물류로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련의 변화들은 주목할 만하다.

 

‘내년’ 고비를 넘어라

“쿠팡은 내년이 고비”라는 말은 3년 전부터 계속 나오고 있는 말이다. 이 정도 되면 그 의미가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쿠팡에게는 매년이 위기다. 모르긴 몰라도 큰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최근 업계에 도는 속설들처럼)하지 않으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올해 쿠팡이 미국에서 추가 투자금을 가져오는 것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듯, 쿠팡은 어떻게든 내년도 살아남을 길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쿠팡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분명 쿠팡은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들이 목표한 대로 계속 나가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쿠팡이 시도하는 다양한 일련의 일들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과연 쿠팡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쯤 자신들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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