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고정금리가 상승하며 우리나라의 주담대 금리를 상승 견인하는 나비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 정부보증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만기 주담대 고정금리가 지난 2010년 4월 이후 8 년여 만에 5%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17년 10월 동기간 미국의 주담대 평균금리가 3.9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에 1%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담대 대출기간은 은행에 따라 최장 30년~35년까지 이용할 수 있으나 변동금리 조건만 취급하고 일시상환식 고정금리 조건은 취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혼합형고정금리 조건으로 5년 고정 후 5년 변동금리 조건의 주담대는 이용할 수 있다.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금리와 우리나라 주담대 금리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변동금리 조건의 20~30년 만기 대출금리와 혼합형 고정금리도 꾸준히 상승하며 나란히 5%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고정금리(혼합형) 5% 눈 앞, 최고 4.72%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는 3.52~4.72%로 지난 주 금리 3.47~4.67%보다 0.05%포인트 상승하며 5%에 다가섰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고정금리(혼합형)도 지난 주 대비 각각 0.02%포인트 상승하고, 농협은행은 0.06%포인트 상승했다.

고정금리(혼합형)는 코픽스 기준금리를 적용하지 않고 MOR기준으로 3개월물 시장금리(CD, 금융채)를 기준으로 매일 다른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점이 한 달에 한 번씩 바뀌는 변동금리 조건과 다른 점이다.

MOR(Market Opportunity Rate, 시장금리)금리는 대출은행이 대출금리를 정할 때 조달한 자금의 평균조달원가를 감안해 내부기준금리를 결정하여 적용하는 금리이다. 은행은 정기예금, 양도성예금(CD), 은행채, 국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데 매일매일 변동되어 대출시점 기준으로 확정된다.

고정금리는 시장의 금리를 바로 적용하므로 일반적으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보다 0.5%포인트 높은 것이 특징이다.

변동금리 최고 4.78%, 신규기준 2.80~4.54%, 변동기준 2.89~4.78%

은행별 주담대 변동금리 추세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변동금리는 국민은행이 3.34~4.54%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음은 신한은행이 3.15~4.20%, 농협은행이 2.80~4.42%, 우리은행이 3.20~4.20%, 하나은행이 3.154-4.354%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잔액기준 코픽스 변동금리도 국민은행은 3.58~4.78%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이어 신한은행이 3.19~4.54%, 농협은행이 2.89~4.51%, 우리은행이 3.29~4.29%로 단계별 금리 수준을 낮게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는 담보 위주의 대출이므로 개인 신용등급에 의한 금리 차이를 거의 두지 않고 신용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단지 은행거래 실적에 의한 우대금리를 최대 1.20%포인트까지 넓게 제공하기 때문에 국민은행과 거래가 많은 고객일수록 금리 우대를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의 대출심사 담당자도 우대금리를 많이 적용받기 위해서는 급여이체, 아파트 관리비 이체, 신용카드 거래실적, 예금‧적금 연결거래 등 복수거래를 하면 최고 1.62%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금리를 할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오는 12월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내년에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경우 한국 기준금리도 이에 보조를 맞춰 나가면 대출자들의 금리 부담은 매우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월말 현재 가계부채는 1530조원을 넘었고, 주담대 잔액은 8월 대비 3조6000억원이 증가하여 594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