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앞으로 계속 오를 전망이다.   출처= World Property Journal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밀레니얼들이 주택 구입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저금리에 익숙한 그들에게 모기지 금리의 상승은 갑작스레 당하는 낭패가 될 수 있다고 CN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와 정부보증 주택담보대출 업체 프레디맥(FreddieMac)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9일 5%를 넘어섰다.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지난해에는 4%를 밑돌았고, 2016년에는 3.5% 이하였다. 5% 돌파는 2010년 4월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며,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라고 모기지 뉴스 데일리(Mortgage News Daily, MND)는 전했다.

MND의 매튜 그레이엄 취고운영책임자(COO)는 "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오를 것인지가 미래의 구매자들에게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에 5%는 확실히 감정적으로 놀랄 수준”이라고 말했다. 만약 30년 만기 고정금리로 30만달러(3억 4000만원)를 빌렸다면 매달 상환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1년 전보다 적어도 월 200달러(22만 6000원) 늘었다는 뜻이다.

CNBC도 “과거와 비교해 보면 5%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오늘날 주택 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다른 문제들과 더불어 이 정도의 금리는 주택 잠재 수요자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소득이 모자라 대출 심사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이 생기면 부동산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미국 주택담보대출 상품별 금리 추이. 30년 고정금리가 8년만에 5%를 돌파했다.   출처= FreddieMac

실제로 미국 주택시장은 올해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신규 주택 판매는 지난해 12월 73만 3000가구였지만 지난 8월 62만 9000가구로 줄었다.

투자자들도 주택 관련 종목에 등을 돌리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운용하는 '아이쉐어(iShares) 주택건설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초보다 27%가량 하락했으며,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스파이더(SPDR) S&P 주택건설 ETF도 21% 떨어지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이미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뉴욕과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뉴저지 등 그동안 집값이 급등한 지역의 주택 판매가 올해 초부터 줄고 있으며, 집값 상승률도 둔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부동산 시장이 갑자기 침체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예상한다. 금리가 오르면서 수요가 줄고,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일부 대도시 집값이 약세를 보일 수는 있지만, 미국 경제 상황이 매우 좋고, 임금 상승에 실업률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집값이 폭락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Macroeconomic Advisers)의 벤 허존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금리 이외에도 많다"면서 "소득이나 일자리 등 다른 지표를 고려하면 앞으로 몇 년간 미국 주택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