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주요 통신 회사의 네트워크에서 중국의 해킹 부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9일(현지시각) 나왔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미국의 주요 통신 회사의 네트워크에서 중국의 해킹 부품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애플과 아마존 등 미국 기업에 납품되는 전산서버에 쌀 한 톨보다 조그만 초소형 해킹칩이 발견됐다는 보도에 이은 후속 보도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각) 보안 전문가를 인용해 지난 8월 미국의 한 주요 통신사 네트워크에서 대만계 기업 슈퍼마이크로의 해킹된 하드웨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보도에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주 중국이 애플, 아마존 등 기업에 납품하는 부품에 해킹칩을 발견했으며 납품 업체는 슈퍼마이크로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의 주요 IT기업들의 정보의 해킹을 시도했다는 증거를 다시 한번 제시한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 2015년부터 2년간 감시용 칩을 설치하기 위해 자국 하도급업체에 해킹칩을 심을 것을 지시했다. 메릴랜드 주 게이더스버그에 위치한 세피오시스템스 요시 애플바움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의 첫 번째 보도 이후 중국의 하드웨어 조작에 대한 증거를 제시했으며 블룸버그는 이를 보도했다. 세피오시스템스는 통신사가 소유한 대형 데이터센터를 살피는 업무를 한다. 애플바움은 과거 이스라엘 육군 정보 부대의 기술 부서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애플바움 CEO는 해킹 장치로 의심되는 부품이 주요 통신 회사의 이더넷 커넥터에 내장돼 있었으며, 해킹된 통신사 서버가 중국 제조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고객과의 비밀유지 계약을 위해 통신사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애플바움은 슈퍼마이크로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공급 업체들의 하드웨어에도 비슷한 방식의 조작이 있었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슈퍼마이크로는 희생자이며,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중국은 아주 많은 공급망이 있기 때문에 조작 부품이 들어갈 수 있는 지점이 많으며 해킹 부품을 심은 기업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이는 중국의 공급망 문제다”고 말했다.

슈퍼마이크로는 블룸버그의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승인되지 않은 부품에 대해 우리는 아무런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그런 부품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의 보도 이후 슈퍼마이크로의 주가는 지난 4일 41% 급락했고, 9일 27% 연이어 하락했다. 

미국의 통신사들도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AT&T와 버라이즌은 “우리는 영향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스프린트는 “우리의 네트워크에는 슈퍼마이크로 장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T-모바일은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