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산 피해, 도난, 집안 염탐 등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웨이트로스는 배송자들의 가슴에 카메라를 장착했다.   출처= Waitro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당신이 집에 없는 동안에도 필요한 식품이 당신의 냉장고까지 배달되기를 원한다면 이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영국의 한 슈퍼마켓이 고객이 원한다면 스마트 잠금 장치를 열 수 있는 접속 코드를 사용해 당신이 집에 없는 동안에도 당신 집 안 냉장고나 식품 저장고에까지 식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산층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영국의 슈퍼마켓 웨이트로스(Waitros)가 런던의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시험한 후 내년 초에 본격적으로 론칭할 것이라고 CNN이 최근 보도했다.

웨이트로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런던에서 식품 배달 서비스가 급증하자 원하는 고객들에게 스마트 자물쇠를 유료로 설치해 주고 부재 중에도 식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고안했다. 이 서비스 프로젝트명은 ‘당신이 집에 없는 동안’(While you’re Away)이다.

이 서비스로부터 재산 피해, 도난, 집안 염탐 등에 대한 고객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웨이트로스는 배송자들의 가슴에 카메라를 장착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원하는 경우) 배송 다음 날에 배송자가 현관을 열고 들어가 냉장고까지 걸어가는 경로가 녹화된 데이터를 볼 수 있다.

또 스마트 잠금장치를 열 수 있는 접속 코드는 배송자가 집 안 냉장고에 식품을 넣고 나오면 곧바로 만료된다.

현재 100명의 고객으로 한정해 25파운드(3만7000원) 이상의 주문에 한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6건을 시범 배달했다. 실험이 끝나면 정확한 데이터를 검토할 것이다.

▲ 영국 슈퍼마켓 웨이트로스는 이미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부재중 집안 배달이 영국에서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출처= Waitros

고객이 집을 비울 때 배달을 시도하는 업체는 웨이트로스뿐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해에 아마존 키(Amazon Key)라는 부재 중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역시 스마트 잠금 장치를 사용해 배송자가 고객이 없는 집 안에 접근하도록 하는 서비스로, 아직은 미국 도시 수십 곳에서만 서비스가 제공된다.

시장조사회사 민텔(Mintel)의 앤드류 모스 고객기술 애널리스트는 “고객들이 스마트 키 기술을 신뢰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뭔가 잘못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며 “스마트 키 관련 기술은 낮선 사람이 집 안에 들어오는 불안감을 포함해, 이 기술과 관련한 모든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제대로 다루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웨이트로스의 이번 실험은 이런 문제들과 함께 고객들이 우려하는 기타 다른 문제들까지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McKinsey)가 2013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이 배달 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큰 불만은 배달이 오기까지 (외출하지 못하고) 집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웨이트로스의 아키 메이슨 개발 책임자는 “이번 실험이 부재 중 집안 배달이라는 개념이 이미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기 시작했으므로 영국에서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시도”라며 “이런 시도가 고객들이 배달을 기다리는 대신 그 시간을 보다 유용한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이트로스는 백화점 그룹 존 루이스 파트너십(John Lewis Partnership)이 소유하고 있는 슈퍼 체인이다. 다른 전통적인 소매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존 루이스도 온라인 경쟁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

존 루이스는 경쟁 업체들이 10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할인 캠페인을 벌이면서 올해 상반기 이익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테스코(Tesco)나 독일 할인점 알디(Aldi) 같은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웨이트로즈도 올해 상반기이익이 12%나 감소했다.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온라인 식품 판매가 23%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고객이 집에 없더라도 회사가 배송 서비스를 확대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