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이달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황주홍)가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가운데, 농식품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경태)’의 재무구조가 자본잠식 상태로 밝혀졌다.

▲ 농기평의 자본잠식은 2016년부터 시작됐으며, 올 8월 현재 부채비율이 322%에 이른다. 출처=농기평

이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주현 의원(민주평화당·비례)이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으로부터 제출받은 ‘재무제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부채가 자본금을 넘은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자본항목은 크게 자본금과 잉여금으로 구성되는데, 올 8월 현재 농기평의 부채규모는 111억 원, 부채비율은 30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농기평은 지난 2016년부터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2016년 부채비율은 104.88%(자본 39억원·부채 40억원)에서 2017년 102.93%(자본 35억원·부채 36억원), 2018년 8월 기준 321.89%(부채 111억 원·자본 35억 원, 농기평에서 최대치로 예상 부채비율 설정)이다. 이는 전년보다 세 배 이상, 2014년(23.05%)과 비교해 무려 14배 가까이 증가했다.

▲ 농기평은 지난 2015년부터 당기순이익이 적자 상황이지만 성과급 지급은 오히려 늘었다. 출처=농기평

농기평의 매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감소한 반면에 성과급 지급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3년간 농기평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성과급 지급액을 살펴보면 2015년 매출액 2278억 원에 당기순이익은 4억4000만원 적자지만, 성과급은 9400만원을 지급했다. 2016년의 경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24억 원에 4억1000만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성과급은 전년대비 두 배 많은 1억9900만 원을 지급했다. 2017년에는 매출액 1931억 원에 당기순이익 3억6000만원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은 1억8500만원이 지급됐다.  

박주현 의원은 “산업의 근간인 농업을 지켜야 할 농식품부가 예산 확보에 실패한 상황에서, 농식품부 관리기관이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는 것은 농식품부의 심각한 업무태만”이라고 지적하며 “농식품부는 기관 정상화를 위해 철저한 관리감독과 기관 정상화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기평은 농림수산식품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R&D사업의 기획·관리·평가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9년 10월 설립된 농식품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