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통신3사가 지난해 이동통신매장에 지급한 판매장려금이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통신3사 지난해 마케팅 비용 총액인 8조원의 절반이다. 유통망으로 흘러가는 비용을 절감해 궁극적인 가계 통신비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3사가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급한 판매장려금은 3조9120억원이다. 전체 마케팅 비용이 7조9470억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절대적인 수치다. 3년간 뿌려진 판매장려금은 9조3570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통신3사의 판매장려금은 3년간 꾸준히 증가하여 지난 해 판매장려금은 2015년 대비 1조365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 출처=변재일 의원실

통신3사의 마케팅비용 중 판매장려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해마다 높아졌다. 2015년 통신3사의 마케팅비용 중 판매장려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32.4%였으나 2016년에는 38%, 2017년에는 49.1%로 오름세를 보였다. 통신3사의 연간 마케팅비용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판매장려금은 증가하고 있어 이동통신시장에서 장려금 지급을 통한 통신3사의 출혈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장려금은 매장에서 일종의 리베이트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각각의 가입자들은 판매장려금을 매장과 나누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 구입과 요금제 가입을 할 수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통신사의 지출이 높아지기 때문에 손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신사가 단행하는 대형 마케팅 비용만 줄여도 가계통신비 인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판매장려금이 성장 동력을 상실한 좀비 대리점을 양산한다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부 대리점이 통신사 판매장려금만 바라보고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일종의 고정비처럼 자원이 투입되는 패턴을 반복하게 만든다. 만약 통신사가 판매장려금을 줄이고, 좀비 대리점이 사라진다면 여기에 들어갔던 비용을 가계통신비 인하에 사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지난해 기준 통신매장(대리점, 판매점)수는 2만9068개로 가전제품 소매업 매장 수(2016년 기준) 7359개에 비해 약 4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변재일 의원실은 현재의 통신매장 수를 가전제품 소매매장 수준으로 줄인다면 이동통신 이용자의 요금을 매월 약 5000원 인하가 가능한 것으로 봤다. 대리점 숫자를 25% 수준으로 낮추면 대리점과 판매점으로 지급되는 판매장려금을 75% 절감할 수 있다.

변 의원은“3년간 10조원에 달하는 판매장려금은 고스란히 이용자의 통신요금으로 전가된다”며 “이동통신 유통망으로 흘러가는 비용이 이용자의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이동통신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통신사들이 장려금 지급을 통한 경쟁에서 요금인하 경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