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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AI 스피커 포털 공개...리스크는?시장 진입 타이밍, 데이터 보안 논란, 자체 인공지능 여부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10.10  08:29:34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페이스북이 8일(현지시간) 10인치와 15인치 태블릿형 인공지능 스피커 포탈을 공개했다. 스마트 어시스턴트 기능과 페이스북 메신저 기능이 통합되며, 영상 통화를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는 가운데 페이스북이 아마존 에코의 파생 플랫폼, 에코쇼와 유사한 플랫폼을 공개했다는 평가다.

포털이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페이스북은 이 제품을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관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SNS의 연결성과 관련된 철학도 엿보인다. 페이스북은 최근 개인과 개인을 넘어 커뮤니티 로드맵을 보여주고 있으며, 단순한 텍스트가 아닌 실시간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포털로 정체성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포탈에는 페이스북 워치도 지원된다. 워치는 라이브 서비스에 이어 페이스북의 두 번째 동영상 승부수다. 이용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다양한 쇼 프로그램과 영상 크리에이터를 찾아보고 친구, 팬, 크리에이터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지역에 국한없이 다양한 분야의 최신 동영상과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나 제작자의 최신 소식을 쉽게 접하고, 페이스북 페이지 상의 동영상을 워치에서도 바로 시청할 수 있다.

플랫폼 상에서 영상 콘텐츠를 통해 활발히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역시 페이스북의 커뮤니티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페이스북은 워치 출시로 전 세계 콘텐츠 크리에이터 제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중간광고(Ad Breaks) 프로그램을 확대해 더 많은 파트너들이 동영상 기반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1인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구글 유튜브와 비슷한 위치를 점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워치가 포털에 연결되는 순간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포털의 가격은 10인치 기준 199달러, 15인치는 349달러다.

   
▲ 페이스북이 새로운 스피커를 공개했다. 출처=페이스북

하드웨어 전략...리스크 3개
페이스북이 자회사 오큘러스를 제외하고 하드웨어 제품을 출시한 것은 포털이 처음이다. 사내 하드웨어 조직 빌딩8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현재 페이스북은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지은 하드웨어 개발 실험실 ‘아레나(Arena) 404’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전략을 가다듬고 있으며 아레나 404는 드론, 가상현실 헤드셋 등 그동안 페이스북이 진행하던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한곳에 모은 연구실이다.

페이스북이 포털을 야심차게 출시했으나, 당장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지 여부는 의견이 갈린다. 크게 3개의 리스크가 꼽힌다.

먼저 시장 진입 타이밍이다. IT매체 테크크런치는 8일 "페이스북, 농담이지?"라는 기사를 통해 글로벌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의 경쟁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태에서 페이스북이 너무 늦게 시장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글로벌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은 알렉사 에코를 내세운 아마존이 개척한 후 구글홈의 구글, 애플의 홈팟 등이 경쟁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샤오미의 인공지능 스피커도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웨이브, 카카오가 카카오미니, SK텔레콤이 누구, KT가 기가지니를 공개한 상태다. 추후 삼성전자도 갤럭시홈이라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페이스북 포털의 시장 진입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페이스북 하드웨어 전략도 눈길을 끈다. 사진은 아레나 404.출처=페이스북

페이스북이 올해 초 초유의 데이터 유용 논란을 겪은 상태에서 이용자들이 포털을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3월 초유의 데이터 유용 논란에 휘말렸다. 50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임의로 유용됐다는 폭로가 나오며 페이스북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문제가 됐던 서드파티인 캠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한편 앱 정보 권한을 확인하고 취소하는 방법을 즉각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청문회에 나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페이스북을 둘러싼 데이터 논란이 여전한 상태에서 이용자들이 포탈을 자기의 집 거실이나 방에 두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페이스북의 개인정보활용이 문제가 된 상태에서 이용자들이 생활밀착형 플랫폼인 포털을 꺼리낌없이 사용하기 쉽지 않다는 논리가 깔렸다.

   
▲ 페이스북이 초유의 개인정보 논란을 겪은 후 대책을 발표했다. 출처=페이스북

포탈 자체의 문제도 있다. 포탈은 당장 구동할 수 있는 앱이 적으며 웹브라우저 자체가 없다. 넷플릭스나 훌루 등 동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없다는 뜻이며, 이는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에 둔 플랫폼의 심각한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여지가 있지만, 페이스북이 급하게 제품을 공개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포탈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표방하고 있지만, 페이스북 자체 인공지능이 아닌 아마존 알렉사와 협력하는 장면도 묘한 대목이다.

페이스북도 많은 ICT 기업처럼 인공지능에 많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블룸버그가 지난 4월 페이스북이 자체 인공지능 칩 설계팀을 구성했다고 보도할 정도다.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칩 기술력은 아직 100% 공개되지 않았으나 디바이스와 서버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리콘을 개발하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엔드-투-엔드 SoC / ASIC, 펌웨어 및 드라이버 개발 조직'을 구성하며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도 다수 인수했다. 3년간 최소 3개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지난해 8월에만 2개를 쓸어담았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중 하나인 오슬로는 텍스트 인식에 기반한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인공지능 운영체제도 가지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처럼 페이스북도 자비스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가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초 배우 모건 프리먼의 목소리를 입힌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공개했다. 약 100시간을 투자해 자체 기술력으로 만들었으며 전자제품과 연동되는 등 스마트홈 청사진까지 보여줬다. 페이스북의 자비스는 보이스 프로필 기능도 지원해 업계를 놀라게 만든 바 있다.

자체 인공지능 기술 확보에 나서는 한편 자비스라는 자체 인공지능 비서까지 가지고 있으면서, 포탈에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인공지능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한편, 하드웨어인 포탈과 소프트웨어 인프라의 최적화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 마크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이 새로운 스피커를 발표했다. 출처=갈무리

페이스북은 포탈을 통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 진입하며, 텍스트 기반이 아닌 동영상 인터페이스 중심으로 직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빅데이터를 통해 검색광도 등 페이스북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의 타이밍과 이용자의 불신, 인공지능 등 사용자 경험의 핵심 요인들에서 큰 약점이 보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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