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스포츠 대회가 온라인 플랫폼덕에 대중에게 더 쉽게 다가가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여러 e스포츠 대회들이 인터넷 플랫폼의 영향력에 힘입어 흥행하고 있다. 아예 방송사를 끼지 않고 플랫폼으로만 경기 중계를 하는 e스포츠 대회들도 있다. 인터넷 플랫폼은 대회 현장을 찾지 못하는 관객에게도 접근성이 높은 데다가, TV 앞에 앉지 않아도 어디서든 시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끝난 경기는 온라인에 업로드돼 여러 사람에게 다시 조명받기 좋다. 

아프리카TV, 트위치, 유튜브 등 인터넷 플랫폼에선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게임 전용 개인 방송을 표방하는 트위치는 말할 것도 없지만, 아프리카TV와 유튜브에게도 게임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두 플랫폼 모두 현재는 다양한 분야의 스트리머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지금의 위치에 오는 동안 게임 스트리머들의 활약이 컸다. 방송국 e스포츠 대회를 중계하거나, 자체적으로 아마추어 고수들을 모아 대회를 열고 중계방송을 하는 콘텐츠도 인기를 끌었고, 자기가 하는 게임을 영상으로 송출하는 스트리머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스타 BJ, 유튜버들이 배출됐다. 시청자들은 ‘보는 게임’ 콘텐츠에 대한 선택권이 넓어졌고, 그와 동시에 ‘보는 게임’을 인터넷 플랫폼으로 즐기는 것에 익숙해졌다.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 등 메이저 e스포츠 대회들은 방송국을 통해서 중계방송을 제공하지만 반드시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서도 시청자들에게 송출된다.

e스포츠 대회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은 이미 TV방송국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 콘텐츠는 e스포츠 대회를 해설하는 형태, 방송자가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형태, 특정 게임을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형식의 방송 등 다양하게 발전했다. 인터넷 플랫폼은 방송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송이 끝나면 영상을 편집해 좀더 재미있고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는 업로드 콘텐츠도 인기를 끌어 더 많은 시청자를 품게 됐다. 단순히 게임 대회 중계 영상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형태의 콘텐츠를 발전, 생산하고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양산해 내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뉴주는 지난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청자는 약 3억8500만명이었으나, 오는 2020년에는 약 5억9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플랫폼들의 활약에 힘입어 e스포츠가 더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e스포츠 통계 사이트에서는 트위치,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각 나라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데이터를 근거로 대회 시청자와 시청시간 등을 집계한다. 그리고 이는 대회 흥행의 지표가 된다. 

▲ e스포츠 지수. 출처=ESC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회를 여는 게임사들은 인기 유튜버나 BJ 등을 활용한 대회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이벤트 경기를 만들어서 유명 유튜버를 초청하고 팬들과 함께 게임을 하게 한다거나, 아예 BJ, 유튜버를 대상으로 한 게임 대회를 열기도 한다. 현재 인기 게임 유튜버는 프로게이머에 버금가거나 그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기도 한다. 아프리카TV는 지난 8월 1인 방송인 중 배틀그라운드를 주로 방송하는 BJ들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배틀그라운드 대회를 개최했다. 

TV방송국 없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큰 규모의 대회를 개최하고 흥행시킨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이다. SWC는 자사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아마추어 대회인데, 참가자가 약 3만명에 총상금이 1억원이 넘어 국내 모바일 게임 e스포츠 대회 중에선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게임은 각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를 공식 유튜브, 트위치 계정을 통해 생중계했고, 녹화 영상을 각 나라의 중계 언어로 업로드했다. 게임 자체의 인기에 플랫폼을 통한 효과적인 마케팅을 더해 지난해 첫 대회인 ‘SWC 2017’은 성황리에 마무리했고, 올해에도 ‘SWC 2018’이 이어졌다. 

액토즈소프트는 지난 5월 스타크래프트의 아마추어 경기인 ‘WEGL THE GATEWAY:SC’를 열었다. 이 대회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지방 각지 PC방에서 예선이 펼쳐졌다. BJ 대표 선발전과 결승전은 아프리카TV 채널과 네이버TV채널로 송출했고, 대회 기간 최고동시시청자 약 4000명을 기록하는 등 아마추어 대회로서 선방했다.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며 직접 플랫폼을 만드는 게임사들도 나오고 있다. 직접 만든 플랫폼에서 방송 콘텐츠를 만들고, 또 하나의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게임 TV’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자사가 서비스하는 인기 PC게임 ‘배틀그라운드’와 ‘검은사막’을 이용한 방송을 송출한다. 

액토즈소프트는 블록체인 기반의 e스포츠 온라인 플랫폼 ‘VSGAME.com’을 운영한다. ‘VSGAME.com’은 스트리밍, 클라우드 펀딩, 커뮤니티, 매치 메이킹 등의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