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체와 의학연구 전문 바이오 스타트업 루나DNA는 이달 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생체정보와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을 신청했다. 출처=루나DNA(LunaDNA)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유전체(Genom), 생체지표(Bio-marker) 등 생체정보를 공유하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 소비자가 생체정보 공유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에 대가를 받고 본인 생체정보를 제공하면, 이 기업은 제약사나 연구소 등에 정보를 주고 일정 금액을 받는 방식이다. 이는 미국 스타트업계를 중심으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유전체와 의학연구 전문 바이오 스타트업 루나DNA(LunaDNA)는 이달 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생체정보와 주식을 교환하는 방안을 신청했다. 이는 생체정보를 가상화폐 등으로 교환하는 것이 아닌, 주식과 맞교환하는 최초의 시도다. 주식 규모는 총 7억1428만5714개 주이며, 시가총액은 최대 5000만달러다.

루나DNA의 주식은 개인이 현금으로 구매할 수 없다. 대신 유전형, 표현형, 의료, 건강 관련 데이터와 같은 ‘회원 정보’와 교환을 할 수 있다. 이 기업은 SEC에 주식교 교환할 수 있는 25개 유형의 유전체와 의료 데이터에 대한 ‘공정시장가치’ 추정액을 제출했다.

유전체 전체 정보를 이 기업에 제공하면 약 21달러의 가치인 300주를 받고, 영양 정보 등 단순 데이터는 2주를 받는다.

루나DNA가 보유한 생체정보를 이용해 제약사나 연구소가 신약 개발 등을 이뤄내면 일부를 배당받을 수 있다. 주식이나 배당을 받는 대신 단순히 생체정보만 기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루나DNA 측은 “사용자 입장에서 생체정보를 제공해 일정한 수익을 얻거나, 과학 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나DNA의 주식은 별도 법인인 루나PBC에 의해 관리된다. SEC는 최소 21일 동안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주식과 생체정보를 교환하는 것을 승인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루나DNA는 글로벌 최대 유전체 분석 기업인 일루미나(Illumina)의 전 임원이 지난해 설립한 회사로, 올해 5월 일루미나 벤처스(Illumina ventures)와 아치 벤처 파트너스(Arch Venture Partners) 등으로부터 4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전 리더인 아리스티데스 패트리노스(Aristides Patrinos) 박사가 고문직에 있으며, 일루미나의 전 부회장인 돈 배리(Dawn Barry)가 올해 초 회장으로 부임했다.

생체정보 공유플랫폼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은 루나DNA뿐만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생체정보 암호화가 특징인 엔크립젠(EncrypGen)은 생체정보 공유를 원하는 개인과 이를 필요로한 기업이나 기관을 연결해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DNA’라는 이름의 가상통화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점점 많은 바이오중개인(biobrokers)이 개인이 생체정보를 공유할 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 부청장인 피터 피츠 미국 공익의약품센터(CMPI) 센터장은 “사람들이 유전체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대가를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개인 생체정보는 자산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