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업계 경쟁 심화와 금리인상, 정부 규제에 따라 캐피탈사가 당면한 산업환경이 어려워,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 캐피탈사 수익성 추이와 수익 및 이용률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올 상반기 캐피탈사의 재무실적은 양호하나, 산업환경은 도전적이라면서 9일 이슈리포트를 발표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분석대상 23개 캐피탈사의 총 채권 잔액은 약 110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비경상수익을 인식한 현대커머셜을 분석대상에서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0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9% 늘었다.

1개월 이상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와 같이 1.7%로 유지했다. 연체 자산 대비 평균 충당금 커버리지는 146.5%, 유동성차입부채비중은 37.4%로 우호적인 자본시장 수요를 바탕으로 우수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승희 수석연구원은 "업계 평균적인 관점에서 운용자산의 급격한 부실화 가능성이 제한된 가운데 규제 강화와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충당금 전입여력은 캐피탈사의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양호한 재무실적에도 캐피탈사가 직면한 산업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진단을 내놨다. 심화한 경쟁강도와 감독당국의 높은 규제강도는 금리변동 등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캐피탈사의 고객 가격 교섭력과 사업기반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이후 금리인상기로 전환된 가운데 점진적인 조달부담 상승과 저신용차주 대상 여신의 대손부담 확대 가능성이 상존하는 점이 수익성의 하방압력을 가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캐피탈사 관련 금융당국의 규제방안.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또 일부 캐피탈사가 달성한 높은 투자운용손익을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캐피탈사의 운용수익성을 하향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신평에 따르면 신한, 삼성, IBK캐피탈 등 3개사의 총 투자운용 손익은 17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26억원이었던데 비해 2배 넘게 확대됐다. 위의 3개 캐피탈사의 투자운용손익은 총 캐피탈사 손익의 76.2%를 차지하면서 이외 캐피탈사에서 투자운용 손익의 이익기여도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 연구원은 "투자운용손익 제외 시 캐피탈사의 운용손익률은 악화되고 있다”면서 “특히 할부와 리스자산의 운용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캐피탈사는 수익성 보완을 위해 대체수익기반을 모색 중”이라면서 “저마진 사업 바탕의 성장 전력보다는 수익자산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자동차금융 내 중고차금융 비중 추이와 자동차 금융 취급실적 내 중고차금융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우선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캐피탈사의 사업구성 다변화가 진행 중에 있다. 자동차금융 시장의 확대를 견인한 국산 신차 승용금융은 신용카드사의 취급 확대로 전속(Captive) 캐피탈사 혹은 금융제휴 캐피탈사를 제외하면 시장 진입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캐피탈사는 신차 금융에 비해 상대적 고수익자산인 중고차와 상용금융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열위한 차주의 신용도와 경기민감도, 낮은 담보가치 등을 고려할 경우 부실화 부담이 높다. 이에 현 연구원은 “캐피탈사의 리스크관리 역량 수준에 따른 사업경쟁력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개인신용대출 취급이 확대되면서 리스크관리 수준, 손실부담 흡수능력에 따라 재무안정성도 변동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자산성장의 희석효과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리스크관리 수준, 경상적인 이익창출능력 등을 통한 손실흡수여력 등이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철현 나신평 금융평가 실장은 “캐피탈사에게 금리상승기로의 전환은 우호적인 산업환경 하에서 구축한 위험관리능력의 차별화 수준에 따라 향후 재무안정성이 변화되는 과도기 에 해당한다”면서 “캐피탈사의 사업포트폴리오 변경 추이와 이로 인한 수익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