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뷰티 트렌드는 ‘남성 메이크업’이다. 남자도 출근 준비로 메이크업을 하고 나가는 일이 일상에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외모에 관심이 많아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인 ‘그루밍족’이 점점 늘어나면서 국내 남성 뷰티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남성 화장품’이라 하면 간단한 스킨케어 단계인 인식 수준을 넘어 메이크업에 초점을 맞춘 콘텐츠들에 열광하고 있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 '1조'
화장품 업계도 남성 화장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남성 화장품 광고와 ‘방탄소년단’과 같은 화장품 남자 모델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또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도 쉽게 자주 볼 수 있다. 개그맨 김기수 씨가 뷰티 크리에이터로 변신한 것 외에도 남자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레오제이’이는 이미 SNS에서 유명한 스타다.

▲ 메이크업 아티스트 레오 제이. 출처=레오제이 인스타그램

남성 화장품은 규모로 보면 전체 화장품 시장의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성장가능성이 많은 시장이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4.1% 성장한 1조280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가 약 13조6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시장대비 비중은 9.4% 정도이다.

그러나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7300억원 수준이었지만 오는 2020년엔 1조4000억원대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또 한국은 남성 1인당 화장품 구매액이 45달러(약5만500원)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너도 나도 ‘남성 화장품’ 경쟁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로 급성장 중인 애경산업 역시 지난 8월 남성 화장품 브랜드 ‘스니키’를 선보였다. 스니키는 기초제품 외에도 잡티를 가려주는 컨실러, 눈썹의 빈곳을 채워주는 아이브로우 등 색조제품도 같이 선보였다.

최근 젊은 남성들이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있음에도 타인의 시선이나 사용법이 서툴다는 점에 착안해 발라도 티 나지 않고 사용이 간편하도록 개발됐다. 아직까지 화장한 것을 알려지기 부끄러운 남성들을 위해 제품을 사용해도 자연스러운 발색이 특징이다.

▲ 애경산업의 스니키 제품사진 출처=애경산업

특히 선크림을 바른 후 BB크림을 따로 바르는 것이 귀찮은 남성들을 위해 피부 보정이 가능한 자외선 차단제를 선보였다. 색상도 3가지 색으로 출시되어 본인의 피부에 맞게 골라 사용가능하다. 림밥도 겉으로 보기엔 보습을 위한 흰색이지만 바르는 횟수에 따라 자연스러운 붉은색으로 색상이 발색된다.

프랑스 고급 브랜드 샤넬도 지난 9월 브랜드 사상 첫 남성용 화장품 라인인 ‘보이 드 샤넬’을 선보였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함에 따라 샤넬은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보이 드 샤넬’을 공개했다. 샤넬은 기존에도 남성용 향수나 남성용 기초 화장품을 판매해왔지만, ‘보이 드 샤넬’을 통해 파운데이션부터 아이브로우 등 색조 화장품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 샤넬은 지난 9월 브랜드 사상 첫 남성용 화장품 라인인 ‘보이 드 샤넬’을 선보였다. 출처=샤넬

샤넬보다 2년 앞선 2016년부터 남성 그루밍족 수요를 일찍이 파악하고 뷰티 시장에 뛰어든 국내 브랜드 ‘블랙몬스터’도 있다. 블랙몬스터는 남성 옆머리를 가라앉혀주는 다운펌 헤어 제품이 그루밍족들에게 인생템으로 입소문 타기 시작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평소 뷰티에 관심이 없던 남자들도 흔히 겪는 뜨는 옆머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이 제품은 판매량 40만 개를 돌파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블랙몬스터는 2017년 남성 전용 립밤과 잡티를 자연스럽게 가려주는 컨실러, 비비로션과 같은 메이크업 제품을 출시했다. 그 결과는 연이은 대박 행진으로 남성 전용 립밤은 누적 판매량 36만개에 이르며 다운펌과 함께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 블랙몬스터는 남성 옆머리를 가라앉혀주는 다운펌 헤어 제품이 인기다. 출처=블랙몬스터

현재는 올인원 크림, 나이트 분크림 등 남성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스킨케어 제품군까지 확장한 상태다. 다양한 제품들은 모두 뛰어난 가성비로 브랜드 이름값 보다는 제품의 품질에 투자한 결과였다. 이에 블랙몬스터의 2018년 누적 매출은 약 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남성에게도 피부나 외모가 경쟁력이 되고, 화장품을 사용하는 남성이 이상하지 않게 비춰지고 있다”면서 “외모를 가꾸는 남성도 늘어나 그만큼 시장이 더 커져야하지만, 아직까지 남성에 특화된 화장품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