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국정감사가 코앞으로 다가오며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선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 케이뱅크인가 과정의 특혜의혹, MG손해보험 편법인수,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GCG)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관련 의혹, 삼성바오이로직스 회계감리 등이 쟁점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쟁점사항이었던 은행권 채용비리 관련 시중 은행장들이 모두 증인에서 제외돼 보여주기식 국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8일 국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21명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감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확정했다. 오는 10일부터 이달말까지 20일동안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11일 금융위, 12일 금감원 국감이 열린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청으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과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금융위 증인으로 출석한다. 심 행장은 케이뱅크인가 과정의 특혜의혹과 영업행태와 관련, 윤 대표는 영업행태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경우 대주주인 우리은행의 재무건전성이 기준에 미치지 못 했음에도 금융당국이 인가를 내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8 금융위·금감원 증인 및 참고인 명단. 출처=국회 정무위원회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당시 우리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업종 평균인 14.08%에 미치지 못 하는 14%였다. 그러나 당국은 우리은행의 재무건전성 기준 적용 기간 완화 요청에 따라 평가 기준을 변경해 우리은행은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MG손해보험 편법인수 의혹과 관련해선 최원규 전 자베즈파트너스 대표와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MG손보지부장이 금융위 증인으로 출석한다. 함께 출석하기로 한 신종백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의 출석은 철회됐다.

사모펀드(PEF) 자베즈제2호유한회사가 94%, 새마을금고중앙회가 6%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MG손보는 사실상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주주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 이기 때문이다. 대주주 적격성 등 법상 규제를 피하고자 새마을금고가 우회적인 방법으로 MG손보를 소유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투자자의 입장으로 봐 줬으면 한다"며 "자베즈 파트너스에 간접 투자자로 들어간 투자가 목적이며 MG손보의 소유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한국거래소도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이 주식거래시간 연장 논란과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다. 사무금융노조는 거래시간 연장에 대해 근무시간 연장으로 인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은 거래대금 증가 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자에 대한 편익 제공 차원도 있고 외환시장과 연결돼 있기에 한 가지 면만 봐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11개 종목이 상장폐지 된 건과 관련해 정운수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신청한 증인인 김정민 KB부동산신탁 부회장에겐 낙하산인사와 라마다 평창 신탁관리 관련 질의를 할 예정이다. 또 서민금융과 대부업 관리감독 관련 임승보 대부금융협회장이 참고인으로 나온다.

CEGCG 관련 권희백·김태우·김영대 등 증인 출석

다음날인 12일 펼쳐지는 금감원 국감도 화제거리가 적지 않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신청으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GCG) ABCP 사태와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이사와 김영대 나이스신용평가 대표도 증인으로 나온다.

지난 5월 한화투자증권과 KTB자산운용은 CERCG가 보증하고 자회사 CERCG캐피탈이 발행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화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CP이 들어간 펀드를 판매했다. 이후 CERCG는 이 펀드의 기초자산인 채권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선언하하고 1600억원대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채권을 평가한 나이스신용평가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금융사는 부도가 공식적으로 결정될 때까지 고객들에게 펀드를 판매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감리 관련 손호승 삼정회계법인 전무와 채준규 전 국민연금공단 리서치팀장이 출석한다. 앞서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감리결과를 유보한 바 있다. 지난 8월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감리에 돌입했다.

그러나 금융권 채용비리와 관련 시중은행장들의 출석이 무산되며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대출금리 조작건도 있었지만 은행장들은 증인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김병욱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은행 금융사고 금액을 기록한 곳은 하나은행, 가장 빈번했던 곳은 우리은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최근 암보험 사태와 즉시연금 미지급 논란으로 인해 긴장감이 돌고 있던 보험사 역시 CEO 증인 채택이 대폭 축소되면서 맹탕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정무위 측은 "가능한 회사 대표보다 실무자를 부르고 소송에 휘말린 관계자는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15일 공정거래위원회, 19일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예탁결제원이, 22일에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서민금융진흥원에 대한 국감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