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개월 만에 출근하며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지 사흘만이다. 그간의 총수공백 상태를 해소하며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 9시 5분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한 신 회장은 1층 로비에서 취재진의 경영 복귀 첫 날 소회 등의 질문에 대답 없이 빠르게 18층 집무실로 향했다. 그는 주말 이틀 간 가회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날 황규각 롯데지주 부회장과 화학·식품·호텔 및 서비스·유통 등 4개 사업 부문 부회장과 만나 경영 현안을 보고받고 회의를 이어갔다.

재계 5위 롯데는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베트남 제과·유통업체, 유럽 화학업체 등에 대한 인수 합병 결정 등이 시급한 당면 현안이다.

신 회장이 복귀함에 따라 황규각 부회장이 이끌어온 비상경영위원회는 자연스럽게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급한 일들이 해결되면 연초 롯데의 인사개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 롯데를 아우르고 있는 신 회장은 조만간 일본으로 건너가 쓰쿠다 다카유키 등 일본 롯데 경영진을 만나 그동안의 경위를 설명하고 사업현황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중요한 경영 사항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당분간 산적한 현안들을 신속하게 검토하고 결정을 내려 경영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 회장이 복귀하면서 롯데지주를 비롯한 계열사 주가는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전 9시 11분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3.21% 오른 5만7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6.07% 오른 6만1200원에 마감했다.

롯데손해보험(3.87%), 롯데푸드(3.42%), 롯데케미칼(3.05%), 롯데지주(2.68%), 롯데하이마트(1.08%), 롯데쇼핑(0.49%), 롯데정밀화학(0.1%) 등도 강세였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회장의 경영 복귀로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신사업 투자, 배당정책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예상 된다”면서 “롯데지주는 롯데쇼핑의 실적 정상화, 롯데케미칼의 배당정책 변화의 수혜를 충분히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