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내년부터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중금리 대출 금리가 최대 10%포인트 낮아진다. 또 중금리 대출 신청 요건이 완화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카드론에서도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8일 서울역 부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에서 금융감독원, 서울보증보험, 신용정보원 등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금리 대출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중금리 대출시장의 공백으로 인해 중신용자들은 자금조달 애로와 고금리 부담에 시달리고, 금융회사는 경쟁력과 자산 건전성을 향상시킬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중금리 대출 발전방안 주요 내용은 △사잇돌 대출 보증한도 확대 △사잇돌 대출 기준 완화 △인터넷전문은행 사잇돌 대출상품 출시 지원 등이다.

우선 사잇돌대출의 서울보증보험 보증한도를 현 3조1500억원에서 5조1500억원으로 2조원 확대한다. 내년 사잇돌대출 수요와 공급 증가속도 등을 보고 필요시 보증한도를 추가적으로 확대한다.

내년부터 취약 차주도 사잇돌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사잇돌 대출의 소득·재직기준을 완화한다. 은행권에선 급여가 낮은 연소득 1500만∼2000만원의 신입 직원(취업후 3∼6개월 재직)이나,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6개월∼1년) 영세 사업주(사업소득 연 1500만∼2000만원) 등도 사잇돌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저축은행 사잇돌 대출은 연소득 1200만~1500만원 사이인 근로소득자, 사업기간 4~6개월, 연소득 600만~800만원인 사업소득자에게까지 확대한다.

사잇돌대출 지원요건 개선. 출처=금융위원회

내년부터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을 통해서도 사잇돌 대출을 이용할수 있다.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본격적으로 은행권 중금리 대출 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잇돌 대출상품 출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은행권 사잇돌 대출과 동일한 지원조건에 대출한도 2000만원, 상환기간 최대 60개월 등을 적용한다. 서울보증보험의 보증한도 범위 내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내년 2분기부터는 민간 중금리대출은 업권별 특성을 감안해 현재보다 낮은금리로 제공된다. 현재 획일적으로 정해진 평균금리(16.5%), 최고금리(20.0%) 요건을 업권별로 0.5~10%포인트까지 인하한다.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요건 차등화. 출처=금융위원회

이밖에 카드론(카드사 회원대상 신용대출)을 통해서도 민간 중금리 상품이 출시된다. 이 카드론 중금리대출 상품도, 다른 제2금융권 민간 중금리대출 상품과 마찬가지로 가계대출 관리대상에서 제외한다. 단, 카드론의 공급규모가 많은 점(지난해 39조1000억원)을 감안해 대출증가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카드사의 민간 중금리대출은 가계대출 관리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은행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비교공시할 때 중금리대출을 제외한 일반적인 가계신용대출 금리도 추가로 공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비교공시되고 있는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 산출 시 중금리 대출 금리가 포함되고 있다. 중금리 실적이 많은 은행일수록 고객들은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높은 은행으로 인식해 은행들이 중금리대출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금리대출 취급실적 등이 우수한 은행·상호금융 조합과 담당직원 등을 정기적으로 선정해 포상을 수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연간 약 4조5000억원의 추가 자금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성기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중금리대출 공급규모 확대, 업권별 금리요건 차등화에 따른 금리인하 효과 등으로 중·저신용 차주의 금융부담 경감이 기대된다"며 "금리상승기 금리부담 확대로 취약·연체차주가 되는 것을 방지해, 전반적인 가계부채 리스크 경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