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을 코칭하면서, 특히 문화·예술 방면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이 있다. 이러한 선택에서 취향은 분명하다. 가령 현대미술과 음악, 퍼포먼스를 융합한 전시를 만들고 싶다는 것과 같다. 이것 또한 선택이다. 그러나 이 전시를 통해 어떤 변화 값을 만들고 싶은가를 물어보면 대답이 모호하다. 시민들의 사고에 대한 환기나 질문 던지기 같은 다소 추상적인 답변이 온다. 그럴 때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다.

‘나는 어떤 변화 값을 만들고 싶은가?’

이러한 질문이 멘티들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순수예술을 전공한 친구들은 특히 그러하다. 우리들은 위대한 예술가가 되고자 했으나, 시민들에게 어떤 유산을 남길지에 대해서는 막막하다. 그렇다. 바로 그 부분이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어떤 변화 값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어려운 이유는 바로 골인할 가장 날카로운 골대 근처에 와 있기 때문이다. 한가운데의 넓은 축구장에서는 공을 이리저리 차도 크게 경기를 좌우하진 않는다. 그러나 상대 진영의 골대 가까이 와서는 모든 상황이 예민해진다. 선택도 다양해질 뿐더러 질문의 간격도 빠듯하다. 그럴 때 필자는 생각한다.

‘골을 넣지 못해도 골대로 공을 차야 하듯, 틀려도 좋지만 목표하는 변화 값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모든 일의 협력이 가능한 전제조건이다. 돌산을 뚫어 터널을 만드는 근본적인 이유는 차가 지나다니도록 함에 있고, 더 깊숙한 이유는 물자운송을 원활하게 함에 있다. 그러나 지난 수많은 결정에서 돌산을 뚫는 이유가 단순히 멋진 구멍을 만들기 위함이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흔들림이 많을 수 있다. 그러나 돌아보자. 무엇을 위한 흔들림인가? 목적지가 없는 비행기 안에서 대기의 불안으로 떨림이 일어난들 그 불안감을 이겨낼 가치가 무엇인가?

그렇다면 변화 값에 주목하며 그 변화에 모든 것을 걸 것인가? 변화 값을 크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불사할 수 있는가? 꼭 그래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들 수 있다. 필자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조직을 위해서 필자가 원하는 우선순위를 포기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알게 되었다. 나의 확고한 취향이 나 스스로에게 그리고 나아가 타인에게 논리를 갖추게 되고 이것이 확장성을 가질 때 최종 변화 값에 대한 실마리가 느껴질 때가 온다. 그러한 확신과 자기논리가 세워지면 최종 목적지가 한결 가까워진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취향이 분명하다면 그 취향의 극단까지 가보는 것이다. 얼마 전 방송에서 일반인들의 맞선을 보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이때 남녀의 단골 질문 중 하나는 ‘어떤 취미를 가지고 계신가요?’였다. 가장 많은 비율로 영화 보기, 음악 듣기가 있다. 사실 좋아하는 일과 취미는 때로는 같이 때로는 다르게 쓰인다. 취미의 뜻은 말 그대로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즐기기 위한 일이다. 그러나 다른 의미로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이란 뜻도 있다.

조직에서 이탈한 지금 당신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1인 기업을 생각하고 있는가? 조직에서 이탈하기 전에는 생존보다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커져 있었겠지만, 이탈한 시점부터 생존을 더 생각해야 하고, 더불어 자아실현까지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질문은 어렵다. 질문이 날카로워 생각하다 보면 기존의 관념들이 베어져 나간다. 살점이 떨어지고 피가 낭자하다. 알고 있던 상식은 무너지고 쌓아왔던 지식들은 바닥으로 떨어져 나간다. 그리곤 앙상한 철근 뼈대만 몇 가닥 남을 것이다. 그것이 진짜 방향성에 가깝다. 내가 조직을 이탈한 근본적인 원인도 그 뼈대를 따라가면 된다. 남들 눈에 그럴듯해 보이도록 내일이면 말라비틀어질 질 낮은 진흙으로 덕지덕지 붙일 필요도 없다. 앙상한 채로 두고 보는 것이 좋다. 점차 앙상하다기보다는 단순해서 여러 날 보기 좋다고 느낄 수 있다. 오늘부터 천천히 앙상함을 사랑하도록 하자. 원래 내가 가진 것은 앙상하고 초라해 보이기 일쑤다. 이 시간을 견뎌내면 점차 진정 원하는 변화 값에 주목할 줄 알고 쓸데없는 비계 덩어리들을 잘라내는 결단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취미로 이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면, 보다 근본적으로 내가 만들 변화 값에 주목하자. 그게 무엇이든 그건 상관없다. 당신의 선택이니까. 당신만이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알고 있을 것이니까.

*참고 자료, 당신의 변화 값을 만들 선언문을 작성해보자. 이 선언은 계속해서 수정하고 보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