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CJ, 현대, 롯데 등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신규 패션 자체브랜드(PB) 론칭 시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거나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럭셔리 패션 채널로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미 각 홈쇼핑사는 매출 100억원이 넘는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CJ ENM 오쇼핑 부문은 지난 2015년 패션 상품의 평균 가격이 12만원 안팎이었다. 지난해에는 이 금액이 2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베라왕’ 등 연 주문 1000억원을 넘는 브랜드도 나왔다. 이처럼 각 홈쇼핑사들이 패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패션 부문 매출 비중이 높은 까닭이다.

▲ CJ ENM 오쇼핑부문은 특히 적극적이다. 주요 홈쇼핑사 중 100억원이 넘는 의류브랜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출처= CJ ENM 오쇼핑부문

CJ ENM 오쇼핑부문은 특히 적극적이다. 주요 홈쇼핑사 중 100억원이 넘는 의류 브랜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엣지(A+G), VW베라왕, 에셀리아, 셀렙샵 에디션, 지오송지오 등 약 30개 브랜드가 연매출 100억원을 넘겨 순항하고 있는 CJ ENM 오쇼핑부문의 의류브랜드다.

CJ오쇼핑은 패션 부문 매출 비중이 홈쇼핑 중 가장 높은 데다 지난 7월 방송,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CJ E&M과 합병한 영향도 있다. CJ E&M ‘연예인 네트워크’를 홈쇼핑 부문에 활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패션 PB ‘엣지(A+G)’는 배우 김아중, ‘셀렙샵 에디션’은 배우 이민정을 모델로 섭외했다.

서성호 CJ오쇼핑 편성전략팀장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길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차별화된 상품 기획을 강화한 결과”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유명 디자이너 지춘희와 ‘지스튜디오’를, 해외 디자이너 베라왕에 이어 엘리타하리와도 손을 잡고 홈쇼핑에 브랜드를 론칭했다. CJ오쇼핑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유명 디자이너의 디자인 의류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패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롯데홈쇼핑은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캐시미어, 밍크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강조해 다른 홈쇼핑사와 차별화했다. 출처= 롯데홈쇼핑

홈쇼핑사 중 두 번째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브랜드를 많이 보유한 곳은 롯데홈쇼핑이다. 롯데홈쇼핑은 LBL, 아니베에프, 조르쥬 레쉬 등 총 9개의 브랜드가 100억원을 훌쩍 넘기며 패션 부분을 견인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캐시미어, 밍크 등 고급스러운 소재를 강조했다. 그 중 지난 2016년 9월 처음 선보인 최고급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 LBL은 실제 성과도 보이고 있다.

LBL은 2년 만에 누적 주문금액 18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소위 ‘대박’을 쳤다.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롯데홈쇼핑은 밍크, 폭스 등 고급 소재를 추가 도입해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확대된 상품군을 토대로 올해 가을·겨울 시즌 LBL 매출액 15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 GS샵은 유명 디자이너와 패션업체들과 손잡고 프리미엄 패션 PB를 내놓으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출처= GS샵

GS샵은 유명 디자이너와 패션업체들과 손잡고 프리미엄 패션 PB를 내놓으며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손정완 디자이너의 ‘SJ와니’, 프랑스 보마누와 그룹의 ‘모르간’을 비롯해 9개 브랜드가 100억원을 넘기며 순항하고 있다.

▲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판매처를 적극 활용하고 스타일링 클래스, 토크콘서트 등을 활용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출처=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도 디자이너 정구호와 협업한 브랜드 ‘J BY’도 론칭 3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를 넘보고 있다. J BY는 판매량 43만 세트를 달성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몰이 중이다. 이외에도 현대홈쇼핑은 밀라노스토리, 라씨엔토 등 PB 브랜드가 100억원을 넘기며 선전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 등 오프라인 판매처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스타일링 클래스, 토크 콘서트 등을 운영해 PB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까지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도 밀라노 스토리 공식 모델인 정지영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스타일링 클래스·토크 콘서트·쿠킹쇼 등 복합문화행사인 ‘잇(Eat) 스타일 쇼’를 열었다.

이 밖에 중소기업 중심의 공영홈쇼핑과 식품 중심 NS홈쇼핑 등은 아직 100억원을 넘는 패션 브랜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에게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패션분야 매출이 최근 온라인시장까지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생존을 위해 단순히 저가 상품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상품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옷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