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전국 곳곳에 피해를 입히고 6일 오후 7시를 기준으로 한반도를 벗어났다. 사망과 실종 등 희생자가 발생했고, 주택이 침수된 이재민이 속출했다. 수확을 앞둔 논과 밭도 물에 잠겼다.

콩레이의 영향으로 전국 곳곳에는 10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렸다. 이날 오후 3시를 기준으로 누적 강수량은 영덕 300mm, 포항 256.1mm, 경주 217mm, 울진 201mm, 대구 156.6mm, 구미 149.4mm를 기록했다.

기상청이 운영하는 자동기상관측(AWS)으로는 경주 토함산 376mm, 영덕군 영덕읍 313.5mm, 포항 구룡포 280mm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도 100mm가 넘는 비가 내린 지역이 속출했다.

이날 밤까지 강원영동에는 5mm, 울릉‧독도 5~2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사망‧실종된 희생자가 총 3명이라고 밝혔다. 강원 강릉과 삼척, 경북 포항, 경남 하동, 전남 순천, 제주 등에서는 주택 31곳이 침수돼 이재민 45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친척 집이나 주민센터, 마을회관 등에 대피했다. 지방자치단체는 물과 식량, 모포 등 침구류를 이재민에게 지원했다. 대책본부는 추가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국 농경지 320헥타르(ha)가 침수되거나 작물이 쓰러졌고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농축산 시설 76곳이 파손됐다. 어선 15척은 파손되거나 태풍에 휩쓸렸다.

제19호 태풍 솔릭으로 천장이 뚫렸던 제주복합체육관은 다시 빗물이 샌다. 제주지역 신호등 12개가 파손됐다. 강풍에 광주와 전남, 대구 등에서 가로수 9그루가 부러졌다. 

전선이 끊어지면서 정전피해가 발생했다. 부산과 대구, 제주 등 5만5728가구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는 긴급 복구반을 통해 이날 오후 5시까지 4만3463가구에 전력공급을 재개했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를 기준으로 부산 세병교와 대구 매호교 등 부산과 대구, 전남, 경북, 경남 등에서 교량과 도로 16곳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침수피해를 입은 상주~영덕 고속도로와 국도 7호선, 국도 24호선, 국도 35호선은 일부분이 통제 중이며, 응급복구가 이뤄지고 있다.

항공기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제주와 김포, 김해 등 12개 공항에서 377편이 결항했다. 오후 4시부터는 대부분의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으나, 울산공항과 포항공항은 이날 저녁까지 예정된 항공편 운항이 모두 취소됐다. 여객선은 97개 항로, 163척 운항이 지속해서 통제되고 있다.

지리산과 덕유산, 태백산, 설악산 등 17개 국립공원 428개 탐방로도 출입이 제한된 상태다. 통행이 막히지 않은 도로에서는 빗길 사고가 속출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태풍피해를 수습하기 위해 비상근무에 나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경남 1만509명을 비롯, 부산 6406명, 대구 4286명, 울산 3667명, 전남 2372명 등 총 49195명이 비상근무 중이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농어촌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도 피해 지역 복구와 취약 시설 점검에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 콩레이는 이날 3시를 기준으로 강도는 중, 크기는 소형 태풍(중심기압 985hPa, 중심부근 최대풍속 27m/s(97km/h))으로, 울릉도 남서쪽 약 5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65km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면서 "이 태풍은 앞으로 24시간 이내에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