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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궁금증] ABS? 권리를 나눠주는 파생상품
김승현 기자  |  kimsh@econovill.com  |  승인 2018.10.08  11:11:15

[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지난 2008년 세계에 금융위기를 몰고 온 것은 모기지론의 핵심인 ‘MBS(주택저당채권, Mortgage Backed Securities)’이다. 당시 MBS가 다른 담보대출과 달리 안정성이 높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무분별한 대규모 모기지 펀드들과 함께 팔리지 않고 남은 고위험성 모기지펀드, 신용대출, 자동차론 등은 다시 모여 신용파생상품 ‘CDO(부채 담보부 증권,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가 됐다. 이는 미국 주택시장을 넘어 금융위기를 자초하게 만든 원인이다.

그렇게 MBS는 세상에 ABS를 알렸다. MBS는 ABS(Asset Backed Securities) 종류 중 하나다. ABS는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거래가 힘든 자산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기업이 가진 ‘권리’를 투자자들과 나눔으로써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도, 위험을 나눠 갖기도 한다. 파생상품 특징만큼 위험성도 따른다.

   
▲ ABS의 종류

ABS란?

ABS(자산유동화증권)는 부동산, 매출채권, 유가증권 등 바로 현금화하기 어려운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기초로 발행된 파생상품이다. 1997년 외환위기(IMF) 당시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부실기업이나 부실금융사로부터 넘겨받은 채권을 매각하는 기법으로 도입됐다.

ABS의 도입 초기에는 부동산 자산에 유동성을 부여하기 위한 상품설계를 의미했다. 최근에는 선박, 금, 실물자산과 같은 유동화의 대상이 되는 모든 자산을 포함하고 있다.

ABS는 어떤 자산을 담보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CBO(회사채담보부증권), 금융기관의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신용카드 매출채권 CARD(신용카드매출채권유동화증권), 기업어음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주택저당채권 MBS가 있다.

ABS의 원리는 조금 복잡하다. 예컨대 한 기업이 빌딩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빌딩은 정기적인 수익, 즉 현금흐름을 발생할 수 있으므로 ABS를 발행할 수 있는 기초자산이 된다. 이 빌딩에서 매달 1억원의 임대수익이 난다면, 회사는 매달 1억원을 받을 ‘권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ABS는 회사가 그 ‘권리’를 담보로 판매하는 것이다. 이제 이 권리의 내용은 ‘이 권리를 사시면 10년 후까지 매달 100원씩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가 된다. 그리고 권리를 1000명한테 1인당 1억원에 파는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이 권리를 1억원에 사면, 10년동안 1억2000만원의 현금을 받을 수 있다. 회사도 매달 임대수익 1억원으로 1000명한테 100만원씩 내면 된다. 이 권리를 증명할 수 있도록 문서에 적어서 팔면, 바로 ABS가 된다. 회사는 발행한 ABS를 1000명한테 개당 1억원에 판매하면, 1000억원의 현금을 당장 얻을 수 있다. 즉 ABS는 현금화가 쉽지 않은 자산을 유동적인 재산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여러 명한테 배분할 수 있다. 이에 위험이 분산될 수도 커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000억원짜리 채권을 채무자가 갚지 않고, 파산신청을 하거나 잠적해버리면 1000억원의 손실을 보게 되어 매우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100만원 짜리 ABS로 쪼개서 투자자들에게 판다면, 수 십만 투자자가 각자 100만원씩만 손실을 감수하면 되므로 위험이 분산된다.

반면 채무자 한 사람이 돈을 안 갚아버렸을 때 수 십만 명이 손해를 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ABS의 발행이 국제적인 규모로 이루어지면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의 발단인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발생한 이유다.

   
▲ ABS의 구조. 자료=한국은행

왜 ABS를 발행할까?

기업이나 은행은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담보로 ABS를 발행해 고인 유동성을 해결할 수 있다. 투자자는 실물자산을 담보로 현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업이 ABS를 발행하는 이유는 회사의 신용도와 관계없이 높은 유동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기업의 신용도가 근거가 된다. 반면 ABS는 기업의 실물자산을 근거로 발행한다.

ABS는 신용도와 관계가 없는 만큼 발급 구조가 복잡하다. 기업이 자산을 서류상으로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하면, 주간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거래가 발생한다. 거래 중에 수탁 기관이나 신용평가기관, 신용보강기관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ABS는 개인이 직접 매매를 하거나, 증권을 발행할 수 없기 때문에 유동화를 목적으로 설립하는 페이퍼 컴퍼니인 ‘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발행할 수 있다. 유동화전문회사는 기업으로부터 해당 자산을 서류상으로 사들인 뒤에, 그 자산을 담보로 ABS를 발행하는 특수목적회사다. 따라서 ABS 상환이 끝나면 이 회사도 해산한다.

ABS의 발행 구조가 복잡해 정보 비대칭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고, 기초자산의 부실에서 오는 채무불이행 등 잠재적 리스크가 있다. 또, ABS는 자산을 담보로 하는 상품이다. 투자자는 자산의 리스크가 ABS의 리스크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지난 9월 신한카드는 일본 금융지주회사인 MUFG(Mitsubishi UFJ Financial Group)은행과 ING은행 공동 주관으로 4억5000만달러(약 5080억원) 규모의 해외 ABS 발행에 성공했다.

신한카드와 MUFG, ING은행은 ABS 발행에서 통화와 금리 스와프로 환율과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 요인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 보증보험사, 은행 등의 지급 보증 없이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로부터 최상등급인 ‘AAA’ 등급을 받았다. 신한카드는 조달된 자금을 기존 차입금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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