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제유가가 3일(현지시각) 11월 4일부터 발효되는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를 앞둔 불확실성에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거래일에 비해 0.01%(0.01달러) 상승한 배럴당 74.3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주간으로 1.5% 올랐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0.65%(0.55달러) 내린 배럴당 84.0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가 원유 공급량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불확실성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 혁의를 탈퇴하고 11월 4일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 원유 생산국인 이란에 경제 제재를 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OPEC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OPEC 등 주요 원유 생산국이 이란 경제제재에 따른 손실분을 공급할 여력에 대학 불확실성이 있다. 골드만 삭스(Goldman Sachs)의 애널리스트들은 “석유 시장이 갈등을 겪고 있는 두 가지 주요 불확실성은 우선 이란 공급을 대체할 수 있는 예비 용량이며, 두 번째로 미국 원유 재고를 파악하기 힘든 것이다”고 분석했다.

골드만 삭스는 이란 제재로 4분기 동안 하루 150만배럴의 공급 손실을 예상하면서 제재가 발효된 11월 4일 이후에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의 유조선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9월 원유 공급량은 하루 172만배럴로 감소했다. 이는 전달에 비해 하루 26만배럴 줄어든 수준으로 2016년 2월 이후 최저치다.

이란 경제제재가 시작되는 11월까지 원유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OPEC 회원국의 생산량은 이란의 수출 감소분을 메우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브랜드유 가격은 배럴당 90~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23일 산유국 OPEC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비OPEC 산유국들은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를 앞두고 석유 증산 방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의 일자리가 13만4000개 증가했다. 이는 예상치인 18만건을 밑도는 수치다. 실업률은 3.7%로 49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지만, 물가 상승의 신호로 볼 수 있는 시간당 임금은 전월보다 0.29%, 전년 동기보다는 2.8% 상승해 다소 둔화됐다.

전문가들은 고용지표는 부진했지만 대체로 미국 경제 지표는 호조를 나타내면서 유가 상승이 원유 수요를 크게 줄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유가 랠 리가 지속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은 보고서에서 “현재는 유가 상승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란 이슈 외 다른 부분에서 상승 압박이 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 원유 생산량의 대리지표인 가동 중인 원유 채굴기 숫자는 전주보다 2개 줄어든 861개를 나타냈다. 미국의 원유 채굴기 수는 3주 연속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