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최근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직접 공간을 꾸미고 셀프 인테리어를 즐기는 ‘DIY(Do it yourself)족’이 증가하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국내에 셀프 인테리어 관련된 책들이 계속 발간되고, DIY 관련 블로그나 유튜브는 인기리에 점점 늘어나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따라 직접 공간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를 즐기는 ‘DIY족’이 증가하고 있다. '엘리든 홈 잠실점' 모습. 출처=롯데백화점

"내집은 내가 꾸민다"
오픈 마켓 옥션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간 침실과 거실 등 가을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는 인테리어 용품 판매량이 최대 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직접 집을 꾸미는 '홈퍼니싱(Home+Furnishing)'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의 DIY가구를 선호하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있다. 간단한 집수리나 셀프 인테리어 등을 전문가에게 맡기기보다는 스스로 해결해 시간과 주거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이케아는 쇼핑에 노동의 가치를 접목시켜 노동으로 창출되는 기쁨을 인식시켰다. 이케아는 이를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물건에 강한 애착을 느끼는 ‘이케아 효과’라고 정의했다.

옥션에 따르면 옷장, 선반 등 DIY용 조립가구 판매량은 2배(158%) 이상 늘었고, 작은 수납함이나 우드 알파벳 등의 DIY용 장식은 58% 상승했다. DIY 가구 제작에 대한 열기에 힘입어 가구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목공방도 우리 주변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6년 기준 공방 수는 1500여개로 최근 2~3년 급성장을 보였다.

백화점 업계도 ‘셀프 인테리어’ 주목
셀프 인테리어족이 증가하면서 백화점 업계 역시 가구와 생활 잡화 등 리빙 부문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리빙 상품군의 지속적인 구성비 증가와 매출 성장에 따라 브랜드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16년에는 자사 리빙 브랜드 ‘엘리든 홈’을 오픈했고, 매달 목표 대비 200%이상 실적을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홈퍼니싱 시장의 지속 성장과 리빙 상품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올해 1분기 리빙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성장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셀프 집꾸미기 열풍에 힘입어 강남점, 대구점 등 대형점포를 중심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9월 센텀시티점의 생활층을 기존 7층에서 8층까지 확대하며 영업면적 약 2800평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생활전문관 ‘신세계 홈’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2016년 19.9%에서 작년 매출은 23.1%로 증가했고, 올해는 지난 9월까지 12.6%의 성장세를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2010년 8조원에서 2018년에는 1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셀프 인테리어 시장은 경기침체 속에서 유일하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입문용 셀프 '공구 용품'도 인기
홈퍼니싱 열풍이 불면서 SNS에 본인의 셀프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일명 ‘집스타그램’도 인기다. 이에 가정에서도 쉽게 가구 조립이나 인테리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셀프 입문자용 공구 용품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는 집계가 나왔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셀프 인테리어를 즐기게 되면서 간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드라이버를 찾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 가구 조립이나 인테리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셀프 입문자용 공구 용품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올 1월~8월 공구, 전동 드릴 카테고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상승했다. 9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약 25%가 뛰었다. 특히 전문가용 고가 제품보다 가정에서 쉽게 쓸 수 있는 저렴한 10만원 이하 전동 드릴이나 드라이버가 더 잘 팔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동월 기준 20만원 이라 상품들이 전체 판매량에서 13%에서 17%로 비중이 증가했다.

에누리 가격비교 담당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셀프 인테리어, 집꾸미기, DIY 등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가구 조립이나 인테리어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동공구 매출이 상승하는 추세”라면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 가격도 합리적이기 때문에 입문자용 제품 수요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도 셀프 인테리어를 즐기는 DIY족을 위해 소형 드라이버를 특별 할인가 이벤트를 진행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공구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일반 전동공구보다 콤팩트한 사이즈로 휴대성과 사용성이 좋은 공구들의 매출이 20%까지 성장했다. 

▲ 홈플러스는 셀프 인테리어를 즐기는 DIY족을 위해 소형 드라이버를 특별 할인가 이벤트를 진행했다. 출처=홈플러스

곽승민 홈플러스 홈인테리어 담당 관계자는 “남녀노소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셀프 인테리어와 DIY 열풍이 불면서 소형화, 경량화를 앞세운 전동공구가 트렌드가 됐다"면서 "입문용 공구는 전동공구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나 여성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